대기권 재진입 마찰열로 로스팅한 후덜덜한 가격의 ‘우주 커피’ 나온다

이서현
2019년 10월 28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0

커피콩 로스팅은 마술과 같다. 로스팅 과정에서 단단하고 맛이 없던 생두가 수백 가지 새로운 향미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로스팅은 볶는 시간과 열 조절이 생명.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커피콩 로스팅을 계획 중인 회사가 있다.

유튜브채널 ‘Space Roasters’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설립된 커피 기업 ‘스페이스 로스터스'(SPACE ROASTERS)는 우주를 이용해 커피를 볶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물체가 지구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마찰열로 커피콩을 볶겠다는 것.

유튜브채널 ‘Space Roasters’
유튜브채널 ‘Space Roasters’

회사가 설명하는 과정은 이렇다. 약 300kg의 커피 원두가 담긴 캡슐을 로켓에 실어 200km 상공으로 쏘아 올린다.

캡슐은 우주에서 로켓과 분리돼 낙하하고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약 200도의 고열로 커피를 볶는다.

캡슐에 75㎏들이 실린더 4개가 들어가고 무중력 상태에서 볶기 때문에 커피콩에 열이 균등하게 전달된다고.

유튜브채널 ‘Space Roasters’

회사는 이를 위해 캡슐도 자체 개발했다. 전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지상에서 볶으면 열이 표면에 닿아 콩이 눌기도 하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열이 균등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완벽한 볶기’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탄생할 ‘우주 커피’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한 잔에 50만원 정도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우주를 활용한 커피는 이전에도 등장한 적이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바리스타 변옥현 씨가 ‘우주인 커피’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변씨는 기상관측용 대형풍선에 커피콩을 실어 상공 48km 정도 올렸다 터지면 이를 회수해 판매했다. 이 커피는 한 잔에 50달러(당시 환율로 약 5만 3천원)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