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아들을 위해 ‘화폐 수집 달인’ 된 아버지

정경환 기자
2019년 08월 28일 오전 11: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30

한 아버지가 다운증후군 아들의 독립을 위해 화폐를 모으게 된 사연이 방송 매체를 통해 퍼져 나갔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국내 화폐뿐만 아니라 전 세계 화폐들을 수집, 관리하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낮에는 비닐 포장 공장을 운영하는 김도근 씨(59)는 퇴근 후 집에만 돌아오면 자신이 모은 화폐를 관리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낡고 더럽혀진 지폐들을 물로 씻어 말리는 등 김 씨가 화폐 수집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큰 수술을 받은 김 씨는 투병 중에도 모든 걱정은 유일한 핏줄인 아들이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오래 못 살 거다”는 시한부 선고 같은 의사의 말에 그는 자신보다도 오히려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질 아들을 걱정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그의 아들이 스스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그에게 88올림픽 주화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김 씨는 “나중에 이런 것들은 아들이 가지고 있다가 돈이 떨어지면 나가 팔면 되겠다”는 생각에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기념주화와 화폐.

SBS ‘세상에 이런 일이’

그렇게 무작정 모으기 시작한 화폐의 양이 많아지자 김 씨는 나중에 이것들로 화폐 박물관을 만들어 아들이 청소라도 하면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렇게 아들의 평생직장을 만들어 주겠다며 이어진 화폐 수집이 이제는 김 씨의 취미가 되기도 했다.

보존이 잘된 오래된 우리나라 지폐나 세계 각국의 지폐를 뭉치째 가지고 있는 그는 한 방을 모두 화폐 보관소로 사용할 정도이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8천개 밖에 찍어내지 않은 2008년도 500원짜리 동전은 물론,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1906년에 나온 10원짜리 금화까지

전문가조차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희귀 화폐들을 가지고 있는 김 씨.

그가 일궈낸 화폐 수집 정성이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화폐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