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덕분에 잘 먹었어요”라는 쪽지를 본 중국집 배달원의 반응

김연진
2020년 06월 29일 오전 10:4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2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출과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늘었다.

자연스레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이와 관련해 ‘다 먹은 배달 음식의 그릇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온라인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음식 그릇을 깨끗이 내놓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주목을 받았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해당 게시물에는 과거 방영됐던 채널A ‘먹거리 X파일’ 중 일부분이 소개됐다. 방송에서 제작진은 “배달 음식을 다 먹은 뒤 그릇을 씻어서 ‘잘 먹었다’는 쪽지까지 남긴다면, 배달원이 어떻게 반응할까”를 직접 실험해봤다.

제작진은 한 중국집에서 음식을 주문했고, 얼마 후 그릇을 씻어서 비닐봉지에 넣어 놓았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쪽지도 남겼다.

그릇을 수거하는 배달원은 이 쪽지를 유심히 살펴봤다. 다음 날에도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실험을 끝내고 이 중국집에 직접 찾아간 제작진. 가장 먼저 중국집 사장님에게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제작진이 “혹시 (저희를) 기억하고 서비스를 주신 건가요?”라고 묻자 사장님은 “그건 제가 아니라, 주방에서 기억하고 (서비스를) 준 겁니다. 그런 손님들은 주방에서 기억하고 있죠”라고 답했다.

이어 “그릇을 씻어서 내놓으면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도 기분이 좋고, 배달원도 ‘이분이 또 시켰다’라는 걸 미리 압니다”라며 “그래서 특별히 그 음식을 정성 들여서 가져가고, 신경을 더 쓰죠”라고 말했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채널A ‘먹거리 X파일’

배달원에게도 물었다. 배달원은 반갑게 웃으며 “기억한다”고 답했다. 또 “어떻게 기억하세요?”라는 질문에 “편지요!”라고 말했다.

배달원은 “(쪽지를 보고) 기분이 좋았어요. 일할 맛도 나고, 보람도 있고… 신기하기도 했어요”라고 고백했다.

물론 배달 음식 그릇을 반드시 씻어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채널A ‘먹거리 X파일’

문제는 배달 음식 그릇을 너무 더럽게 쓰는 일부 시민들이다. 이날 방송에서 배달원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 배달 음식 그릇에서 담배꽁초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또 각종 쓰레기를 함께 버리는 일,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까지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굳이 설거지까지 하진 않더라도 배달원들을 위해, 또 주변 이웃들을 위해 깔끔하게 그릇을 내놓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