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레스토랑급 ‘명품 급식’을 만든 영양사가 학교를 떠나자 학생들이 보인 반응

이현주
2020년 09월 21일 오후 1:0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6

랍스터 급식을 만들었던 영양사가 학교를 떠났다.

경기 파주중학교와 세경고등학교 소속 김민지(30) 영양사.

그는 랍스터, 장어, 대게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급식 메뉴를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김민지 영양사/연합뉴스

김씨는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영양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영양사로 일한 7년 동안 김씨는 획기적인 급식 메뉴들을 선보이며 2016년 교육부장관상까지 받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밥 먹을 때만큼은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길 바랐다”는 김씨.

김민지 영양사 인스타그램

퇴근 후에도 메뉴 개발과 조리 테스트에 전념해왔다.

완벽한 조리법을 찾아내더라도 2시간 안에 1,150분을 만들어야 했다.

그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고, 다른 지역 영양사들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점차 급식의 질을 높였다.

김민지 영양사 인스타그램

단가 문제 역시 끈질긴 노력으로 해결했다.

김씨가 소속된 학교는 다른 학교와 급식 예산이 비슷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한 달 예산을 두고 며칠간 조금씩 아낀 것으로 특식을 준비했다.

김민지 영양사 인스타그램

인터넷도 뒤지고 수산시장에 직접 가보는 등 손품, 발품을 많이 팔았다고 한다.

김씨의 급식 메뉴 사진들은 SNS 등에 공유되며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다른 일선 학교에서도 앞다퉈 영양만점 급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급식/김민지 영양사 제공

김씨의 이런 노력과 도전은 일선 학교 급식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씨의 퇴사 소식에 학생들은 SNS로 작별 인사를 보냈다.

김민지 영양사가 공개한 학생들의 SNS 메시지.

한 학생은 메시지에서 “그만두신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놀랐다.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며 “앞으로 하는 일 다 잘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다른 학생은 “고등학교 3년간 제 점심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다른 학생들도 “선생님이 떠난다는 게 안 믿어지고 슬프다”, “선생님 덕분에 급식 시간만 기다렸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