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접종 수순? 中 당국, 건강QR코드에 백신 접종 이력 통합

류지윤
2021년 03월 27일 오후 3:0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7일 오후 3:10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공 각지 정부는 건강QR코드로 국민의 이동을 통제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중공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핵산 검사, 백신 접종 등의 정보를 건강QR코드에 통합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드나들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트에 들어갈 때도 코드를 찍어야 한다.

전염병 대유행 기간, 중국에서 건강QR코드는 돈 못지 않게 중요한 생활 필수품이 됐다.

건강QR코드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다. 그러나 지자체마다 별도 개발한 탓에 종류와 내용 등이 중구 난방이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 중공 위건위 관계자는 정부가 현재 한 가지 코드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위건위 기획국 국장 마오쥔안(毛群安)은 “원칙적으로 각 성시는 건강QR코드 1개씩만 남겨둘 수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현재 같은 건강QR코드 유통이 거의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건강QR코드 하나에 더 많은 개인정보를 담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마오 국장은 또한 “기술적인 수단을 통해 핵산 검사, 백신 접종, 고위험 지역에 다녀왔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를 본인이 작성할 필요 없이 건강QR코드에 자동으로 통합된다”고 이야기했다.

백신 접종 기록이 자동으로 건강QR코드에 추가되는 것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당국이 이 코드를 백신 강제 접종에 쓰지 않겠냐는 것이다.

베이징 시사 정치 평론가 화포(華頗)는 “백신을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핵산 검사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전부 건강QR코드에 모아서 일일이 세분화하면 이동시 차별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엔 아무 문제 없이 마트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젠 들여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 공원 같은 공공장소도 포함될 수 있다. 왜 백신을 맞지 않나, 왜 핵산 검사를 받지 않나는 식을 까다롭게 규제해 대규모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한 인구는 3.56%에 그친다. 이는 세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많은 중국인들은 안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중국산 백신 접종을 꺼린다.

한 퇴직 간부는 “맞고 나서 부작용이 일어나거나 장애를 입게 되거나 며칠 못 가 죽거나 후유증이 남을까 걱정돼 맞을 수가 없다. 일반 서민들도 이게 걱정이고, 나 자신도 이게 걱정”이라고 밝혔다.

위건위 전문가 중난산(鍾南山)은 앞서 당국이 6월 말까지 접종률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또 다른 전문가 장원훙(張文宏)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병원이나 콜드 체인 물류, 파견 근로자 등의 업종에서 많은 사람이 중국 국내산 백신을 강제로 접종받고 있다.

화포는 “어떤 기관 상부에서는 몇 %나 접종해야 하는지 주문하기도 한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일부 사람들에게 강제로 접종을 시키기도 한다. 이 백신은 연구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안전성 등등 많은 것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모험을 원치 않는다. 실험체가 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사람에게 강제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홍콩은 얼마 전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을 시작해 지금까지 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지난 며칠간 백신 접종 후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은 모두 두 자릿수였다. 반면 중공은 이미 7천만 명에게 국내산 백신을 접종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화포는 “담벼락 안쪽은 볼 수 없는 법이라, 이 백신의 부정적인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도 이미 말했듯이 일부 기저질환이 있고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이걸 접종하는 게 부적합하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알레르기 체질이라고 말하면 병원에 가서 증명서를 발급받아 오라고 한다는 것이다. 번거롭기 짝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3일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국내산 백신이 사람을 죽였는데 지금 어디다 말도 못 한다. 내 친척이 백신으로 죽었다고 가족이 알려줬는데 병원에서는 심장병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지도 간부들이 모범을 보여서 먼저 좀 맞아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건강QR코드를 발급받지 못한 노년층의 불편함도 문제다. 한 노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 안후이(安徽)에서 저장(浙江)성까지 차량으로 6시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가야 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도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