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출신 중국전문가 “비밀경찰서, 스파이풍선, 공자학원 관통하는 키워드는 모략”

최창근
2023년 02월 27일 오후 2:00 업데이트: 2023년 02월 27일 오후 2:00

최근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공자학원(孔子學院), 해외 비밀경찰서, 스파이 풍선 등 중국의 스파이 공작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 전략 전술의 모체라 할 수 있는 ‘모략(謀略)’을 파악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주장의 요체는 ‘중국의 스파이풍선·해외비밀경찰서·공자학원의 운영 주체는 각각 다른 기관이고 목적과 임무도 다른 것 같지만, 실체는 중국 고대 병가의 ‘모략 사상’에서 출발한 ‘한 몸(一體)’이며 중국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목적도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행동 방식과 접근 방법이 다르다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해당 전문가는 임방순 예비역 육군 대령이다. 임방순 대령은 육군사관학교 37기(중국어과) 졸업 후 대만 국방대학 육군지휘참모학원을 거쳐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중관계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방부 정보본부 중국담당관, 주중한대사관 무관(武官) 등을 역임한 중국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어느 육군 장교의 중국 체험 보고서’가 있으며 대만에서 출간된 중국 스파이 공작 분석서인 ‘중국의 정보조직과 스파이활동’ 공역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2월 27일 자 ‘뉴스투데이’ 칼럼에서 미국이 4000여 대 정찰위성 네트워크인 ‘스타링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은 위성 대신 풍선을 정찰에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임방순 대령은 “풍선을 이용하면 소요 비용이 스타링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풍선은 위성에 비하여 낮은 고도로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를 수 있어 목표물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첩보 수집을 위해 서구의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의 창의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같은 창의적인 방식이 계속 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면서 중국의 스파이 활동 진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방순 대령은 중국 해외 비밀경찰서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중국 비밀경찰서 운영이 주재국 주권 침해, 사법 체계와 충돌 등 외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서울 송파구의 모 중식당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의 전쟁 역사를 보면 법규 준수보다는 목적 달성이 우선이다. 모략 사상이 이러한 환경에서 형성됐고 발전해왔다. 공산당의 집권 과정과 행동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정찰풍선이나 비밀경찰서 운용, 공자학원 설치 등 중국 공산당의 행태는 비밀리에 추진하거나,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사항과 실제로 추진하는 내용이 다르다. 이는 서구의 관점에서 볼 때, 상대방을 속이는 기만이다. 정면 승부, 정면 대결에 익숙한 서구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불법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이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행동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형성된 생존의 방식, 즉 ‘모략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전통사상이자 전략전술의 뿌리인 ‘모략’을 통찰해야 한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라면서 스파이풍선, 비밀경찰서, 공자학원 등 중국의 대외 공작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모략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