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고위직 2명 사임…NYT “부스터샷 시행에 반발”

한동훈
2021년 09월 4일 오전 7:57 업데이트: 2021년 09월 4일 오전 8:56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백신 관련 최고위직 2명이 올가을 FDA를 떠나기로 한 가운데, 그 이유가 바이든 행정부의 성급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접종(부스터샷) 승인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FDA는 백신연구 및 검토실장을 맡고 있는 마리온 그루버 박사와 부실장인 필립 크라우즈 박사가 각각 은퇴와 사임 형식으로 FDA를 그만둘 예정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표를 낸 이유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FDA는 이 소식을 전하며 “코로나19 백신 평가 등 중요한 공중보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우리 직원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확신한다”며 FDA의 업무 역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FDA의 백신 검토 최고 전문가 두 사람은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2차 접종 후 8개월 만에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서둘러 발표한 것에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아직 부스터샷을 시행할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부스터샷 시행을 발표하면서 FDA에 이를 승인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시행 발표가 과학자들이 주도하는 로드맵과 평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 관리들은 이달 20일부터 시행되는 부스터샷 접종과 관련해,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 등 고위 보건 당국자들이 지지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에 반박했다.

제프리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자문위원은 “부스터샷 접종 결정은 미국의 주요 보건 당국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과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관여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보도대로라면,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접종 시행이 FDA 최고 백신 전문가 두 명의 반발을 살만큼 공격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FDA 백신연구 및 검토실에서 실장과 부실장을 맡은 그루버 박사와 크라우즈 박사는 각각 32년, 11년 동안 근무한 FDA의 베테랑 관리다. 전직 FDA 고위 관리들은 두 사람의 이탈이 백신 규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루치아나 보리오 전 FDA 수석과학자는 트위터를 통해 “FDA는 수십 년간 공공서비스를 해오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 두 명의 거인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바이오의학첨단연구개발청의 릭 브라이트 전 청장 역시 트위터에 “두 사람은 미국의 생물학 (백신) 검토 분야 선두주자다. FDA에는 훌륭한 팀이 있지만, 두 사람은 진정한 리더였다. 두 사람의 이탈은 미국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의 엄청난 손실”이라고 썼다.

그루버 박사는 이번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중공 바이러스의 학명)를 포함해 독감, 에볼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지카 바이러스 백신의 글로벌 임상시험과 규제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 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