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국장 “백신 안 맞은 사람은 연휴 때 여행 자제”

잭 필립스
2021년 09월 2일 오전 9:59 업데이트: 2021년 09월 2일 오후 12:42

미국 보건당국이 오는 6일(월요일) 노동절을 앞두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4일부터 시작되는 노동절 연휴 때 여행을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31일(현지 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람들이 여행하기 전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자일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만약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라면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CDC 자료에 따르면 8월 중순 들어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 명대로 급증했다. 7월 하순 4만~5만 명대에 비하면 3배 가까이 치솟은 수치다.

지난 30일 기준, 직전 7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985명으로 집계됐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여행을 가지 말라는 당국의 권고는 소셜미디어상에서 비판을 불러일으켰지만, CDC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CDC의 권고는 법적 강제력이 없으며, 이번 월렌스키 국장의 ‘백신 맞지 않은 사람 여행 금지’ 권고 역시 마찬가지다.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연구개발자인 로버트 말론 박사는 보건당국의 권고가 나온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나쁜 어린이들아, 여행은 금물이다”라며 백신을 맞지 않고 돌아다니는 어른들을 철없는 어린이로 비유해 꼬집었다.

그러나 월렌스키 국장의 권고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백신 여권’과도 사실상 유사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사람들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데 따른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권과 자유 옹호 단체들은 백신 여권이 강제화되면 사회가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로 나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백신 여권 자체는 백신 접종을 증빙하는 증명서이지만, 사회를 계급화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모두 백신을 맞으면 간단히 끝날 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떠한 재난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해 정부가 제시하는 획일화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법과 제도 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웰렌스키 국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30일 코로나19 백신의 입원·중증 예방효과가 약화했다는 CDC 백신자문단의 발표가 나온 이후 이뤄졌다.

앞서 CDC는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대다수인 97%가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자문단은 해당 수치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기 전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현재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의 중증 예방효과는 75~95%로 나타났지만, 75세 이상 고령자의 중증 예방효과는 지난 6월 90%에서 7월 80%로 감소했다.

특히 고령자 등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의 경우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하는 폭이 커진다고 CDC는 밝혔다.

하지만, 백신은 중증 예방에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CDC의 입장이다.

월렌스키 국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이 중증화할 위험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접종을 촉구했다.

지난 31일 기준 미국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53%다.

*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