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LM 단체 부부, 기부금 유용·사기 등 혐의로 기소

한동훈
2022년 03월 19일 오후 3:51 업데이트: 2022년 03월 20일 오전 12:55

·3박에 145만원 호텔투숙하며 ‘눈먼 돈’ 흥청망청
거액 주택 구입하고 자기 급여는 8배 뻥튀기 인상

지난 2020년 미국 사회를 휩쓴 흑인 인권운동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BLM) 활동가와 남편이 기부금을 호텔 투숙과 렌터카, 레스토랑 식사 등에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검찰은 보스턴 BLM 단체 ‘보스턴의 폭력'(Violence in Boston) 설립자인 모니카 캐논 그랜트(41)와 남편 클라크 그랜트(38)를 사기, 사기공모, 허위진술 등 18건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약 100만 달러(약 12억원) 중 상당액을 흑인 인권이 아닌 자신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낭비했다. 이들은 매릴랜드로 떠난 3박4일 여행에서 호텔 숙박비로만 1200달러(145만원)을 사용했으며, 자신들의 자동차 수리비용과 그 기간 사용한 렌트카 비용을 포함해 네일샵·관광시설 이용요금도 기부금으로 처리했다.

모니카는 매사추세츠 톤턴에 있는 45만 달러(5억4천만원)짜리 호화 침실이 딸린 주택을 구입하면서, 은행 측에 비영리단체의 대표로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대출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모니카의 연봉은 2020년까지만 해도 2만5천달러(약 3천만원)였지만, 이듬해 그녀는 자신의 연봉을 8배 이상인 17만달러(2억6백만원)으로 ‘셀프’ 인상했다. 또한 자신과 남편의 서류를 조작해 3만 달러 이상의 실업수당을 부당 청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흥청망청 써버린 기부금 중 1만 달러는 BLM 운동을 지지하는 지방검찰청이 재직하는 서퍽 카운티 지방 검찰청에서 낸 돈이다.

또한 대형 백화점 등 지역 업체·단체 다수 기부금이 포함됐다. BLM 광풍이 휘몰아칠 당시 지역 기업들은 흑인 인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으면 영업이 어려울 정도였다.

‘보스턴의 폭력’이 BLM 단체인 것은 모니카 스스로 밝힌 부분이다. 그녀는 자신을 “BLM 활동가”라고 소개해왔으며, 지난 2017년 남편과 함께 이 단체를 비영리’로 설립하고 자신이 대표를 맡았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던 노동자였던 남편은 별다른 이력 없이 바로 이사가 됐다.

이 단체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음식을 배급하는 활동을 벌였으며, 2020년 5월 흑인 조지플로이드 사망으로 BLM 운동이 대규모 사회운동으로 확대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기부금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서 “(보스턴 지역의) 폭력 발생과 그에 따른 트라우마를 줄이고, 사회 부조리에 대응하고 피해자들을 보호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개개인의 삶의 질과 성과를 향상시킨다”며 설립 취지를 밝히고 있다.

부부는 지난 15일 법정에 출두해 소명한 이후 법원 밖에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자리를 떠났다. 다음 주에 공소를 위해 다시 출두할 예정이다.

모니카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들의 변호를 맡은 로버트 골드스타인 변호사는 “검찰의 성급한 판단이 실망스럽다”며 “모니카는 지역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일해 온 헌신적 시민이며, 검찰은 불완전한 기록을 가지고 기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