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려는 ‘징후’ 포착했다”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19년 12월 6일 오전 9:40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8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주시해 온 정황에 근거해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기미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계속 징후를 보았고, 분명한 이유로 이란의 침략 가능성을 말한다”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루드 차관은 어떤 정보를 근거로 했는지, 어느 시기의 정황인지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공격할 경우 뒤따를 결과에 대해 이란 정부에 매우 명확하고 직설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후, 이란의 도발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폭격기와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중동 지역에 배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안으로 중동에 1만4000명의 추가 파병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5월에 아랍 에미리트 연안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됐고,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에 대한 대대적 공격도 이란의 소행이라고 미국은 추정했다.

루드 차관의 발언은 몇 주 간 이어지는 이란의 어수선한 시국에 맞물려 나온 것이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14일 빈곤층을 위해 지원하던 휘발유 보조금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휘발유 가격은 3배 이상 폭등했다. 이에 항의하며 지난달 15일부터 수도 테헤란과 아스파한 등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은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고, 시위는 100여 곳의 도시와 마을로 확산됐다. 젊은이와 노동자 계층의 시위대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는 시위대를 향해 타국에 망명 중인 반정부 세력과 이 나라의 주요 적국인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연계된 ‘폭도들’이라고 규정했다. 이란 경찰은 폭력 행위나 시위를 선동한 협의로 시위자 1000명을 체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로 최소 208명이 사망했다며,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 같은 사망자 수는 이란 역사에서 유례 없는 일이라고 2일 밝혔다.

테헤란에서 이란 친정부 시위대가 임시로 만든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2019. 11. 25. | Atta Kenare/AFP via Getty Images

미군 중부사령관 케네스 맥켄지 대장은 지난달 이란이 중동에서 또 다른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견했다.

“궤도와 방향으로 볼 때 사우디 아람코 유전 공격은 대담하고 놀라운 것”이었다며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준 국가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매우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국방 정보 담당 고위 관리자는 기자들에게 “이란은 자국의 전략적 목표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단체를 지원하려고 한다”며 이 지역의 대리 조직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한다고 설명했다.

21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한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이 “이란의 도발적이고 바르지 못한 행동을 막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