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격전지서 투표기 오작동…로이터 “부정선거 비판 제기”

남창희
2022년 11월 9일 오후 12:35 업데이트: 2022년 11월 9일 오후 1:58

여러 투표소에 걸쳐 60여대 오작동…전체 20%
선관위 “투표지 보관했다가 별도 집계” 안심 당부

미국 중간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주에서 투표 개시 불과 몇 시간 만에 수십 대의 전자투표기가 고장을 일으켜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선거감독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8일(이하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최대 인구 거주지역인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전체 전자투표기 중 약 20%가 오작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지역 전체 투표소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투표소에서 총 60대가 투표용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으켜 기술팀을 파견,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계가 인식하지 못한 투표지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 별도로 개표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안심하고 투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작동을 일으킨 기기는 약 60여 대로 약 200여곳의 투표소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투표소에 걸쳐 보고됐으며 투표시작 8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까지 17대가 수리 완료됐다.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캐리 레이크 후보는 이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좌파 성향 지역에서는 고장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레이크 후보 등 애리조나주의 주요 공화당 후보들은 지난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못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조 바이든이 1만 표의 근소한 격차로 도널드 트럼프에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도 근소한 차이의 경쟁이 예상되면서, 아무리 작은 사안이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들이라면 후보 측에서 예민한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다.

전자투표기 고장 소식은 애리조나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불신감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진실) 소셜’에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던졌다.

그는 “투표기가 공화당/보수파가 우세한 지역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가 애리조나에서 오고 있다”며 “우리가 또 가야 하나? 국민은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