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안간힘…구형 제조설비 중고 매입

류지윤
2021년 03월 3일 오전 9:00 업데이트: 2021년 03월 3일 오전 11:09

미국의 기술 봉쇄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 대량으로 일본의 1세대 칩 제조 중고 장비를 사들이면서, 해당 장비의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장비들이 인기 상품이 된 것이다.

일본 닛케이 신문 중문 사이트는 지난 월요일(3월 1일) 미∙중 무역전쟁을 배경으로 중고 반도체 장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 관련 기업에 대한 방문 조사 결과, 최근 1년 동안 중고 제품의 가격은 평균 2배가 올랐으며, 특히 광각 장비의 가격은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신문은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고 반도체 장비 시세가 2008년에 비해 10배 상승했다고 전했다. 바로 받을 수 있는 중고 기기는 최신 기기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혀 상품 가치가 없던 일부 장비가 이젠 1억 엔(약 10억 5천만 원)에 팔리고 있다.

업계 인사는 중고 기기의 90% 가까이가 중국으로 팔려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급하지도 않은데 중고 기계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 반도체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이 아닌 구형 장비다. 일부는 20~30년 전의 낡은 기계들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앞서 중국 회사들에 미국의 최신 반도체 제조 기술 취득을 금지했지만, 구형 생산 설비는 규제하지 않았다.

미국의 과학기술 봉쇄에 밀려난 뒤 중공은 ‘자력갱생’을 외치며 반도체 생산 ‘자급자족’의 실현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중국 반도체 설계 회사들은 미국의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독립된 산업이 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