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등장’ 中공산당 연예계 자금 탈취 수법

리무양(李沐陽)
2018년 10월 5일 오후 8:5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2

중국의 유명 여배우 판빙빙(範冰冰)이 수개월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외부에서는 각종 억측이 난무했다. 지난 3일, 123일간 잠잠했던 판빙빙이 웨이보를 통해 근황을 공개했다. 이날 정오(현지시간)에 ‘사과의 편지’를 게재한 판빙빙은 “여태껏 겪지 못했던 고통과 시달림을 받았다”며 “당국의 처벌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일련의 의혹들과 관련해 깊이 반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판빙빙 “고통과 시달림을 받았다”

“여태껏 없었던 고통과 시달림을 받았다.” 중국에서 옥중생활을 치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이 표현에 공감할 것이다. “하루를 일 년과 같이 보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판빙빙은 징계 결정, 즉 중국공산당 관영 언론이 보도한 벌금 및 추가적인 세금 납부 결정을 “완전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판빙빙은 총 8억8000만 위안(약 1439억4천만 원)을 공산당에 납부해야 한다. 이를테면 공산당은 판빙빙이라는 연예계 스타에게 ‘돈을 내면 관대하게, 거역하면 엄하게’ 처분하겠다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해 선택하게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국가세무국은 방송업계를 상대로 “올해 말까지 자진해서 세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자진 납부 시 행정 처벌을 면제하고 벌금을 물리지 않을 수 있지만,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률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공산당은 이러한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모델’을 만들었다. 바로 판빙빙이다. 판빙빙의 개인 탈세금은 2억5500만 위안(약 417억2천만 원), 체납금은 3천3백만 위안(약 54억 원), 각종 벌금은 약 6억 위안(약 981억7천만 원)에 이른다. 향후 국가에 납부해야 할 금액은 무려 8억8000만 위안(약 1439억4천만 원)이다. 그러나 세무국은 “판빙빙이 국가가 지시한 납부를 성실하게 이행한다면 형사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판빙빙의 매니저 모 씨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을 하겠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산당 관영 언론은 “모 씨는 세무조사 당시 회사 직원들에게 지시해 회계 증표와 회계장부를 은닉했고, 또한 각종 서류를 고의로 폐기하는 등 세무기관의 회계감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영 언론은 또, 세무부처의 발표를 인용하며 “우시(無錫)시 지방세무국 등의 관련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망자 ‘등골이 오싹’

최근 중국 시나닷컴에 ‘장안검(長安劍)’이라는 닉네임이 표시된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공산당은 판빙빙을 뼛속까지 아프게 만들어 다시는 국가에 반하는 행동을 범하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관망자들을 두려움에 떨게해 공산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표현은 매우 직설적이다. 판빙빙 사건은 분명히 연예계 전체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고, 이번 사건으로 또 하나의 사실을 깨닫게 했는데 공산당은 한 사람은 관대하게, 다른 한 사람은 엄격하게 처리하는 정황 속에서 공산당이 갖고 있는 진짜 의도를 실행한다는 것이다. 비록 언급되진 않았지만, 많은 관망자들은 이번 당국의 의도를 스스로 이해하고 깨닫게 된 상황이다.

중국의 유명 영화배우 판빙빙이 123일 간 사라지며 주위의 관심을 끌었다. 2017년 5월 24일, 판빙빙이 제70회 칸영화제에 나타난 모습. | Andreas Rentz/Getty Images

중국 공산당이 갖고 있는 의도는 다음과 같다. 즉 ‘고분고분’ 알아서 자발적으로 돈을 납부하면 잠시나마 재앙을 면하게 해주겠지만, ‘여태껏 없었던 고통과 시련’은 언제라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때가 오면 단순히 돈을 납부한다고 해서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BC는 “중국 내 연예계 전체가 세금 납부의 한겨울을 맞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젠쥔(李建軍) 서남재경대 교수는 BBC에 “중국 연예계는 관련된 기업과 개인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일일이 조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하며 “따라서 특정 기한 내에 벌금을 추징하는 방식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자금을 거두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리젠쥔 교수는 또 “일부 지방정부는 지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의 세금 납부에 대해 눈감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 방송계에서는 ‘포세제(包稅制, 정해진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식)’가 횡행했으며, 이에 따라 매출의 규모와 상관없이 정기 정액으로 세금이 징수됐다. 하지만 베이징의 첸례양(錢列陽) 변호사는 ‘포세제’라는 방식의 이런 조세제도가 중국방송계에서는 일상적으로 진행돼 왔다. 그동안 당국도 연예인들의 세금 납부 방식을 묵인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과 같이 엄벌하는 조치는 다분히 그 의도가 의심된다고 했다.

돈 떨어진 공산당, 연예계서 ‘부추 베기’

‘독일의 소리’는 “판빙빙 사건은 중국 연예계에 대지진을 일으켰으며,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당신은 세금을 더 납부했나요?’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예계의 한 매니저는 “많은 스타급 연예인들이 요즘 세금 내기에 바쁘다”고 증언했다.

최근 중국공산당이 보이고 있는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이러한 분석이 나온다. 바로 공산당의 자금이 바닥났고, 이로 인해 연예계라는 ‘부추밭’에서 부추를 베고, 동시에 연예인의 몸에서 ‘양털 뽑기’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공산당의 눈에는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판빙빙이 ‘살찐 양’으로 보였을 것이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그녀에게 칼을 대면 중국 연예계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실제로 자발적인 세금 납부를 시작하는 거물급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사회 기풍을 바로 세운다”는 공산당의 말은 단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8억8천만 위안(약 1439억4천만 원)이라는 숫자는 적지 않지만, 판빙빙이 해당 금액을 납부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최근 5년 동안 판빙빙은 포브스 ‘중국 유명인’의 수입 1위를 기록해왔다. 작년에 거둬들인 수입만 해도 3억 위안(약 490억8천만 원)에 가깝다.

2억5500만 위안(약 417억2천만 원)을 탈세한 판빙빙은 형사책임을 지지 않았지만, 1400만 위안(약 22억9천만 원)을 탈세한 류샤오칭(劉曉慶.중국 유명 영화배우)은 1년이 넘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9억 위안(판빙빙이 납부할 전체 금액)을 탈세해도 감옥에 안 가나요?”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첸례양(錢列陽) 변호사는 BBC에 “(중국의) 형법 관련 죄목과 구성 조건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이는 사건 금액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첸례양 변호사는 판빙빙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통해 세금 납부를 안했다면 이는 사실상 책임이 없는 것이며,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법률에 따라 이 정책을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류샤오칭(劉曉慶) 사건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가 장쩌민(江澤民)의 미움을 샀다는 소문이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당시 유명 영화배우였던 류샤오칭은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쓰촨(四川)성 출신으로, 덩샤오핑이 살아 있을 당시 그녀의 집에 자주 방문했다. 여색을 심하게 밝혔던 장쩌민은 한 눈에 류샤오칭에게 반해 ‘샤오칭 동생’이라고 부르며 가까이 하려 했다. 하지만 류샤오칭은 장쩌민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았고, 장쩌민의 사욕을 꺾기 위해 그를 ‘장 아저씨(江叔叔)’라고 불렀다. 질투심이 강한 장쩌민은 훗날 권력을 잡은 직후 류샤오칭에게 복수했다. 그녀의 회사에 첩자를 잠입시켜 가짜 장부를 만들도록 지시했고, 이를 통해 기어코 류샤오칭을 감옥에 가두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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