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개발에 공헌이 없다는 게 사실일까?

한동훈
2020년 12월 4일 오후 5:50 업데이트: 2020년 12월 4일 오후 6:27

지난달 10일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백신 예방효능 90%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하며, 일부러 대선이 끝난 뒤 소식을 알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수 언론이 트럼프가 백신 개발에 공헌한 바가 없다는 식으로 보도를 했다.

정말로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개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거나 심지어 방해했을까?

중공 폐렴(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으로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당사자가 미국과 현 트럼프 행정부다. 백신 개발이 지체된다면 좋을 게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워프 스피드(Warp Speed) 작전’이라는 전례 없는 초고속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아직 완성까지는 단계가 남았지만, 7개월여 만에 이 작전에 참여한 화이자, 모더나 등 미국 제약업체들이 효능 90% 이상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일부 언론은 여전히 도 넘은 트럼프 깎아내리기로 일관했다. 워프 스피드와 백신 개발이 무관하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대선 전에는 “워프 스피드 작전 때문에 백신 개발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쥐어짜낸 언론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기여했다는 점은 미국 내 반트럼프 진영의 선봉장인 좌파성향 매체 CNN마저 수긍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각)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진행자인 제이크 태퍼는 CNN 의학전문기자 겸 에모리대 뇌과학과 조교수인 산제이 굽타와 인터뷰에서 전날 제약업체 모더나의 “백신 예방 효과 94.5%” 발표 소식을 전하며 백신 개발 과정을 조망했다.

굽타는 모더나의 개발 속도에 대해 “믿을 수 없는 페이스였다. 수년씩 걸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평하며 백신 개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전했다. 화면에는 △1월 11일 – 중국이 유전자 서열 공개 △2월 7일 – 첫 임상 배치 완료 △3월 16일 – 임상지원자 첫 접종 등 개발 일정이 소개됐다.

이같은 ‘믿을 수 없는 페이스’는 제약사의 땀과 노력의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각종 승인절차와 인허가를 전례 없는 속도로 처리해준 트럼프 행정부의 역할이 없었다면 역시 가능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날 진행자 태퍼는 “모든 과학자, 모든 관계자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이번 성취에 축하드린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로를 명확하게 언급했다.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해당 뉴스를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하면서 “CNN 제이크 태퍼가 워프 스피드 작전을 완전한 대성공으로 전했다”고 썼다.

보수매체, “뉴욕타임스 수치스러운 기사”

앞서 지난 9일,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효과가 90%라고 발표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지만,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좌파성향 언론들은 백신 개발의 성공 소식을 알리는 한편 그 성과로부터 트럼프 행정부를 거리두기 하려 애썼다.

뉴욕타임스는 10일 화이자의 백신개발 책임자 카트린 얀센과 인터뷰 기사에서, 그녀가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나 어느 누구에게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 “화이자는 지금까지 ‘워프 스피드 작전’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렉스 에이저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일 언론에 출연해 “화이자가 워프 스피드 작전에 매우 많이 참여했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미 보수매체 ‘더 페더럴리스트’는 뉴욕타임스 기자에 대해 더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신문은 거대 언론사인 뉴욕타임스 기사의 “첫 번째 수치스러운 부분”은, 기사의 초점이 백신 개발의 결실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돌아갈지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공로를 어떻게 하면 인정하지 않을 것인지에 놓였다는 점이라고 했다.

화이자는 지난 7월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1억회 접종 분량에 20억 달러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합의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자금이 백신 개발에 직접적으로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화이자는 분명 정부 돈을 받았다.

또한 여기에 대다수 언론이 전하지 않은 사실 한 가지가 숨어 있다. 화이자의 백신개발 책임자 얀센이 자신의 발언을 보완했으며, 화이자 대변인이 “백신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지는 않았어도 ‘워프 스피드 작전’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화이자는 16일 홈페이지 공고문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워프 스피드 작전과 협력해왔다”며 승인과 인허가 등 CDC와 워프 스피드 작전 관료들의 협조가 백신의 효능을 보장하고 배포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명시했다.

화이자 홈페이지 공고문(머리말). 공고문에는 워프 스피드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참여했으며,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 화이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더 페더럴리스트’는 앞서 트럼프의 공로 없애기에 급급한 기사를 냈던 뉴욕타임스가, 이러한 ‘팩트’에는 적절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구글에서 화이자가 워프 스피드 작전에 참여했다는 내용을 단 몇 초면 검색할 수 있고 위키피디아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지만, 직원만 수천 명인 뉴욕타임스에서는 이 정보를 찾을 수 없다며 “기사의 두 번째 수치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실제로 구글에서 화이자 워프스피드 작전 참여(pfizer part of operation warp speed)라고 검색하면 맨 처음에 화이자 공식 홈페이지 공고문이 검색된다.

더 페더럴리스트는 “이것이 바로 (미국) 기업과 언론의 현재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보도하는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을 해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이것은 책임 있는 보도가 아니다. 수백만 명이 이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게 분명하다.”

또한 “화이자 백신이 다른 백신이나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워프 스피드 작전과 관련돼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아무리 트럼프가 싫은 사람이 많더라도 팩트는 팩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