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예산 1천억, 야영장 조성엔 129억원…74%가 운영비

한동훈
2023년 08월 7일 오후 3:36 업데이트: 2023년 08월 7일 오후 4:45

새만금 세계잼버리 주최 측이 1천억원대 예산 대부분을 인건비 등 조직위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참가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설인 야영장 조성에는 전체의 10% 수준만 사용한 것이 국제적 망신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행사 파행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1170여억 원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돈이 721억 원(국비 302억원, 지방비 419)이었으며, 자체 수입은 449억 원(참가비 400억원, 옥외광고 49억원)이었다.

이 금액 중 74%를 차지하는 869억 원이 조직위 운영비로 책정됐다.

기반시설(상하수도, 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등) 조성에는 235억 원, 야영장 시설(캠프장, 화장실, 샤워장 등)에 들어간 돈은 129억 원이었고, 무대· 집회장·교육장 등 조성에 66여억 원이 쓰였다.

다만,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예산과 관련해 “조직위 인건비는 55억 원, 운영비 29억 원 등 84억 원”이라며 정부·전북도 발표와는 다른 수치를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이유로 외유성 출장을 수십 번 다녀온 사실도 드러났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다. 두 나라는 잼버리가 개최된 적이 없고 출장지에는 인터라켄, 루체른, 밀라노, 베네치아 등 관광 명소가 포함됐다.

2019년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들이 직전 대회인 제24회 세계 잼버리 참관을 위해 9박 11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지만, 잼버리가 열린 지역에는 이틀간 체류했으며 남은 기간은 뉴욕과 워싱턴DC의 주요 관광명소를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잼버리 예산 집행처에 관한 조사 필요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대회가 끝난 후라도 관계기관은 문재인 정권 5년간 이번 세계대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고,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은 어떻게 지출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신 의원은 전북스카우트연맹이 ‘태국 남성 지도자가 여자 샤워실에 진입한 사건’에 대한 여성가족부 조치를 문제 삼으며 조기 퇴영한 것을 “국민 배신 행위”라고 지적하며 “반(反)대한민국 카르텔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