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정치적 책임 지고 탈당”…24일 귀국하기로

한동훈
2023년 04월 23일 오후 3:48 업데이트: 2023년 04월 23일 오후 3:48

돈 봉투 의혹에는 ‘몰랐다, 보고 받지 못했다’ 부인
이정근 ‘개인 일탈’ 발언에 대해선 “진의 잘못 전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탈당하기로 했다. 조기 귀국해 검찰 수사에도 응하기로 했다.

송 전 대표는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무역업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저의 탈당을 계기로 모든 사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대응, 국민의 희망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대표 시절 부동산 실태 조사로 논란이 된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했던 송 전 대표는 이날 자신도 마찬가지로 탈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며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살포된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고 보고받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관해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에 대해 지난 12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의가 잘 전달되지 못했다”며 “증폭되는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기자회견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는 2021년 당대표 경선 때 돈 봉투가 살포된 일을 두고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감시, 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당시 당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부총장의 일탈 행위를 갖고 지금까지 검찰이 얼마나 많은 기사를 생산해냈나”라며 돈 봉투 의혹의 확산과 관련해 검찰과 언론이 부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당시 인터뷰를 거론하며 “(이 전 부총장의 일탈 행위라고 한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평이 있었다”며 “(이 전 부총장에게) 1심에서 실형 4년 6개월이 선고된 날이어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2023.4.22 | 연합뉴스

이 전 부총장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서 자신의 감시·감독 의무를 느슨히 했음을 반성하는 취지의 발언이었는데, 이 전 부총장과 소위 ‘손절’한 것으로 발언이 잘못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의 발언을 들은 이 전 부총장이 ‘배신감을 느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는 23일 밤 귀국길에 올라 한국 시간으로 내일 오후 3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6월까지 머물다가 7월 귀국할 계획이었던 송 전 대표는 그동안 ‘빨리 귀국하라’는 당내 여론에도 불응하며 버텨왔지만 12일 인터뷰 이후 책임론이 거세지자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