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86쪽 합의문 어떤 내용 담겼나

캐시 허
2020년 01월 16일 오후 6:17 업데이트: 2020년 01월 16일 오후 6:17

미국과 중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양국 관계를 냉각시켰던 18월 간의 무역분쟁에서 한 걸음 벗어나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다.

무엇보다 미국은 평면 TV, 블루투스 헤드폰, 신발 등 약 12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15% 에서 7.5%로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했다. 또 휴대전화, 장난감, 노트북 등 약 1560억 달러어치 규모의 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는 유예했다.

2500억 달러어치 중국 공산품 및 부품에 대한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단계’ 협상이 성공하면 모든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86쪽 분량의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중국의 구매  중국 정부는 앞으로 2년간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2017년 기준 1860억 달러를 넘는 교역량이다. 항공기, 의약품, 산업기계 등 공산품 구매가 포함돼 있어 2년 동안 777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금융서비스 등 미국의 서비스는 379억 달러,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제품 구매도 524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품  중국은 앞으로 2년간 콩, 면, 곡물, 육류 등 320억 달러의 농산물을 추가로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또 연간 5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미국의 육류, 가금류, 유제품, 애완동물 식품, 농업 생명 공학에 대한 더 많은 시장 접근을 허용하기로 동의했다.

•지적재산권(IP) 보호  IP 관련 조항에는 영업 비밀의 도난을 방지하고 처벌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돼 있다.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한 미국 기업이 중국 내 범죄 수사에 착수할 것을 당국에 요청하고 민사소송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가 쉬워진다. 중국은 또한 온라인상의 위반 행위가 발생할 경우 권리 소유자에 대한 집행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양국 어느 쪽도 각국에 사업을 하거나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해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허가를 받기 위해 특정 기술을 사용하도록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기술 이전은 시장 원리와 당사자의 자율적인 상호 합의에 따라야 한다고 합의했다.

•통화 조작  환율과 관련해서는 경쟁적인 평가 절하 등을 삼가기로 했으며, 중국은 대규모 통화시장 개입을 자제하기로 약속했다. 또 외환보유액에 대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불이행 시 분쟁 해결 방안도 마련  이번 합의에서 양국 간 분쟁 해결 시스템도 구축됐다. 이는 실무선에서 시작해 미국무역대표부(USTR) 및 양국 부총리급 차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중국 측의 합의 이행이 미진할 경우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힌 조항이다.

이행 메커니즘 조항에 따라 항소 시작부터 분쟁 해결까지 75일이라는 기간을 정하고, 이 기간 내에 해결책이 없다면 15일의 추가 협의 기회가 주어지며 그래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