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3정당 총통 후보 커원저 여론조사서 선두…중도층 지지 얻어

최창근
2023년 06월 19일 오후 5:01 업데이트: 2023년 06월 19일 오후 5:01

내년 1월 13일 치러질 대만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를 앞두고 이변이 감지되고 있다. 민진‧국민 양당에 이은 제3정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만 24시간 뉴스채널 TVBS가 지난 6월 14~16일 20세 이상 성인 1080명을 대상으로 한 유·무선전화 조사 결과 대만민중당(臺灣民衆黨‧민중당) 대선 후보 커원저(柯文哲)가 33% 지지율을 기록하여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로 나타났다. 제3정당이자 입법원(국회) 의석 113석 중 5석에 불과한 소수정당 후보로서는 이변이다.

집권 민주진보당(民主進步黨‧민진당) 후보 라이칭더(賴清德) 현 부총통 겸 당 주석은 30%로 2위, 제1야당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국민당) 후보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新北) 시장은 23%로 3위를 기록했다.

대만 매체들은 20∼29세의 지지도 조사에서 커원저 후보가 58%로 라이칭더 후보(17%)와 허우유이 후보(12%)를 크게 앞질렀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커원저와 라이칭더의 격차는 3%포인트 이내이다. 이번 여론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반면 커원저 후보와 허우유이 후보는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보였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추세’ 면에서는 커원저 후보의 상승세를 주목할 만하다. 5월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커원저 후보는 10%포인트 상승했고, 라이칭더 후보도 3%포인트로 상승세였으나 허우유이 후보는 7%포인트 하락했다. 당초 라이칭더-허우유이 양강 체제로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에 비춰 볼 때 이변이라 할 만하다.

현재 다수 여론조사에서는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커원저 후보나 민중당의 지지도가 상승 추세란 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커원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만민의기금회(臺灣民意基金會‧TPOF)가 지난 6월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별 지지율은 민진당 24.6%, 민중당 22.2%, 국민당 20.4%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7.5%에 달해 정당 경쟁에서 중도층의 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당 지지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는 유권자 19만 3000명을 대표할 수 있는데, 조사에서 민진당은 지난 3년 반 이래 16%포인트가 하락해 300만여 유권자의 지지를 잃었고, 중국국민당도 15%포인트가 하락하여 약 300만 명 유권자의 표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대만민의재단 유잉룽(游盈隆) 이사장은 분석했다.

한편 대만민의기금회의 여론조사 결과 대만인의 70.6%가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대만-일본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를 두고서 전직 대만 총통의 입장도 엇갈린다. 2020년 사망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은 센카쿠 열도에 대해 “일본 오키나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결국 일본 영토이다.”라고 여러 차례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센카쿠열도는 중화민국(대만) 영토이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문제는 마잉주 전 총통의 미국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주제와 관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