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단체, 기독교 빙자해 중공의 문화주권침해에 가담해 온 정황 드러나

편집부
2023년 09월 8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8:24

국내에서 기독교를 표방한 한 종교단체가 중국 공산당의 미국 예술단 공연 방해에 조직적으로 가담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션윈예술단은 중국 공산당이 파괴한 중국 전통문화 복원을 목적으로 2006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예술단으로, 미국 재무부에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명옥 씨가 운영하는 사이비종교대책위원회는 올해 초 션윈예술단의 서울·부산 공연 등을 방해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의 반(反)션윈공연 선전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선족 등 인력을 동원해 공연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조직적으로 공연 방해 활동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는 올해 1월 30일, 션윈예술단 공연을 ‘반기독사상’의 종교 포교, ‘반(중국)정부’적 정치 목적의 공연으로 묘사하며 공연 기간 극장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실제로 해당 단체는 올해 2월 2~19일 션윈예술단의 방한 공연 기간 내내 서울·부산·구미 등 각지 공연장 앞에서 ‘공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서울 국립극장에서는 객석까지 난입해 현수막을 펼치며 난동을 부렸다. 당시 션윈 주관사의 보안 담당자가 본지에 제공한 녹음파일에는 “목사가 오라 해서 왔다. 우린 구체적인 건 잘 모른다”고 답하는 조선족 집회 참가자의 발언 내용이 담겨 있다.

2023년 2월 서울 국립극장 공연에서 객석까지 난입해 현수막을 펼치며 난동을 부리는 모습 | 사진출처=데일리굿뉴스

션윈 공연 한국 주관사인 한국파룬따파학회 오세열 사무총장은 “(오명옥 등은) 그동안 시위뿐 아니라 공연장에 전화를 걸어 대관 취소를 종용하는 등 십수 년간 한국에서 션윈 공연을 할 때마다 업무를 방해해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공연장 안에까지 들어와 공연을 방해하고 피해를 줬다”며 “이제 더는 묵과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션윈 내한 공연 고객센터의 이인숙 부장은 “오 씨가 매년 공연이 열리는 극장마다 따라다니며 시위를 계속해 왔다”며 “최근에는 집회와 주요 일간지 전면광고를 이용해 공연을 음해하는 등 더욱 조직적으로 방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션윈 방해·비방에 앞장

오 씨가 발행인 겸 기자로 있는 사이트에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션윈 예술단과 공연을 비방하는 기사가 수십 건 게재돼 있다.

오 씨의 이 같은 언행은 중국 공산당의 주장과 일치한다. 중국 공산당은 션윈 공연을 못 하도록 전 세계적으로 방해해 왔으며, 이는 명백한 문화주권 침해다.

월간조선 8월호에 실린 ‘중국 대사관, 파룬궁 유관 공연 막기 위해 전방위 압력’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중국대사관 공보관이 취재 기자에게 “션윈 방해행위를 ‘주권 간섭’으로 보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고, 앞으로도 파룬궁 주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대관을) 거부해야 한다는 중국대사관 입장을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공연장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 주관사 제공

기독교인이 기독교 비방…벌금형 받기도

오명옥은 파룬궁뿐만 아니라 기성 기독교와 교단을 비방하는 행보로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019년 6월 순복음초대교회 전00 목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 혐의로, 2015년에 기독교를 연구하는 월간 잡지 ‘현대종교’ 관련 소송에서도 유사한 혐의로 각각 벌금 수백만 원을 선고받았다.

기독교 탄압하는 중공이 기독교인 칭찬한 이유는…

기독교인이 기독교를 비방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것도 아이러니한데,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기독교를 탄압하는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인인 오명옥에게 상까지 줬다는 사실이다.

오 씨는 2016년 국내 조선족들이 개최한 한중문화예술교류의 밤 행사에서 ‘한중관계의 우호 발전과 중국 동포사회에 헌신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이단 연구자로 활동하는 오명옥이 어떤 헌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과 어떤 관계이기에 오 씨가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사상·예술·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무엇보다 공연 방해 인력 동원 및 파룬궁 비방 서적 출판, 종합 일간지 션윈 비방 광고 게재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오명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자처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 공산당과 일치하는 언행으로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