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서 ‘에포크타임스 설립 역사’ 연설…공식 기록물로

한동훈
2023년 07월 14일 오후 7:55 업데이트: 2024년 01월 27일 오후 9:58

랄프 노먼 하원의원, 본지와 무관하게 자발적 결정
“에포크타임스는 자유를 대표…설립 과정 알려야”

본지 에포크타임스 창간 취지와 중국 공산당의 탄압에 맞서 진실을 알려온 역사가 미국 연방 의회 공식 기록물로 남겨지게 됐다.

미 공화당 소속 랄프 노먼 하원의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을 통해 에포크타임스 설립 배경과 발전 과정을 동료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4선의 노먼 의원은 에포크타임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존 탕을 언급하며 “1999년 조지아텍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에 있던 그는 자신이 20년 후 구독자 수 기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신문을 이끌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운을 뗐다.

1999년 7월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심신수련법인 파룬궁을 본격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다. 파룬궁은 진(眞)·선(善)·인(忍)을 원칙으로 수련과 명상, 도덕적 가르침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공산당은 파룬궁의 인기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당시 파룬궁은 중국에서만 수련 인구가 당국 추산 7천만 명 이상, 최대 1억 명까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수련 인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탄압할 명분이 약했기에, 공산당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끊임없는 증오 선동”으로 “악마화하고 고립시키려”했다고 노먼 의원은 설명했다.

중국계 이민자로 미국에 살고 있던 탕은 중국에 남은 지인들이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이, 외신들이 중국 공산당의 일방적 선전을 그대로 전 세계에 실어 나르는 모습에 경악했다.

노먼 의원은 “탕은 곧 행동에 나섰다”며 “(미디어 분야) 경험이 전무했고 투자도 없었지만, 조지아주 애틀랜타 외곽의 한 지하실에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을 창간했다”고 말했다. 명칭은 중국어 ‘따지웬스바오(大紀元時報·대기원시보)’였고 기사도 중국어였다.

그러나 중국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인에게 검열되지 않은 뉴스를 보도해야겠다는 취지에 다른 중국계 이민자들이 하나둘 합류했다. 높은 보수를 받던 고급 인재들도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위해 합류했다고 노먼 의원은 전했다.

노먼 의원은 이어 신문사 설립 첫해, 중국에서 결성된 기자팀에 대해 언급했다.

기자들은 주로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에 초점을 맞춰 현지에서 취재활동을 벌였으나, 중국 공산당은 민감한 주제에 대한 독립언론 활동을 위협으로 간주했다.

이들은 수개월 만에 중국 경찰에 급습을 받고 전원 체포됐다. 기자와 편집자 전원이 감옥에 수감돼 고문을 비롯한 각종 가혹행위로 고통을 받았다. 10년형이 선고된 경우도 있었다.

뼈아픈 교훈을 삼킨 채, 이후 에포크타임스의 현지 취재진은 철저하게 지하로 잠적해 비밀리에 목숨을 건 취재활동을 이어갔다. 그사이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은 독자가 수백만 명으로 불어나며 중국 시사에 관해서는 지명도 있는 매체로 발돋움했다.

노먼 의원은 “오늘날 이 신문사가 발행하는 종이신문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30개국 이상의 독자들에게 배포된다. 많은 중국인이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방화벽을 우회해 매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 웹사이트에 접속한다”고 말했다.

신문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공산당의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공산)당은 신문 광고주를 위협하고 사이버 공격을 벌이고 있다. 회사 직원들의 중국 내 가족과 친척들은 당국의 협박을 받는다”고 노먼 의원은 밝혔다.

위협은 중국이나 온라인 공간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2006년에는 괴한들이 애틀랜타에 있는 신문사 웹사이트 기술담당자 피터 리의 집에 침입해 그를 폭행하고 컴퓨터를 훔쳐 갔다.

2019년에는 괴한들이 홍콩 지사 사무실에 난입, 윤전기를 부수고 이물질을 뿌렸으며 인쇄용지에 불을 질렀다. 이후 홍콩 지사는 보안을 강화했지만, 2021년 흉기를 든 괴한들이 홍콩 지사에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하고 장비를 부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 11월19일 복면을 쓴 괴한 4명이 에포크타임스 홍콩지사에 침입해 불을 지른 가운데, 직원들이 대응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홍콩 경찰은 괴한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결국 정체는 밝혀내지 못했다. 본지는 이 사건들이 단순한 강도나 절도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언론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노먼 의원은 본지가 ‘중국 공산당 탈당 운동’과 ‘중국 공산당 종식 캠페인(End CCP)’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는) ‘공산당에 대한 9가지 논평’ 시리즈를 발표해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철저하게 파헤쳤다”며 “그 결과 4억1천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당과 그 산하 조직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2003년 영문판을 처음 발행하고 이듬해부터 뉴욕에서 종이신문을 가판대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미국 주류언론에 중국 공산당이 이미 깊이 침투했으며, 많은 언론이 공산당의 선전을 그대로 기사화하고 있음을 발견해서다.

노먼 의원은 이 점을 언급하면서 “에포크타임스는 독립적인 보도로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구독자 수 기준으로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신문이다. 웹사이트 월간 이용자 수는 수천만 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과 전통”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을 추구하며 동시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가장 높은 수준의 인간성을 주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은 본지와는 무관하게 노먼 의원 자신의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이날 오전, 의원들이 원하는 주제에 관해 자유롭게 발표하는 ‘모닝 아워’ 시간을 이용해 5분간 연설로 에포크타임스가 중국 공산정권의 탄압을 견디며 성장한 과정을 전했다.

의회 연설은 이날 진행된 다른 의사일정과 함께 미 정부 출판국이 회기 중 매일 발행하는 전자문서와 종이에 실린다. 의회 도서관에도 영구 보존된다.

노먼 의원은 본지를 읽다가 신문사 설립 취지에 관해 궁금증이 생겼고 스스로 조사한 끝에 이번 연설을 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본지에 밝혔다.

미국 공화당 소속 랄프 노먼 하원의원.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그는 “역경 속에 세워지고 존재하게 된 과정을 미국에 알릴 가치가 있다”며 “에포크타임스는 자유를 대표한다. 문제를 자신의 손으로 해결했으며, 침묵하는 대신 목소리를 냈다”고 했다.

이어 “에포크타임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수행하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 (미국이) 자유국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에멜 아칸, 에바 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