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해방군 현대화와 인도·태평양의 세력 균형 변화

인도-태평양 디펜스포럼
2023년 08월 30일 오전 10:37 업데이트: 2023년 08월 30일 오전 11:41

지난 10여 년간 중국의 공세적인 모습이 부각되고 중국 공산당이 대규모 군사력을 추구하면서 인도-태평양 전역을 비롯해 그 너머까지의 국제 안보 질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인민해방군 현대화는 남중국해와 대만 그리고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국이 공유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라는 비전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안정에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 제시된 바에 따르면, 해방군은 더욱 뛰어난 능력을 갖춘 군대를 목표로 그 발전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도전에 대응해 그 함의를 평가하고 국가방위전략과 예산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미 국방부의 2022년판 연례 보고서 ‘중국에 관련된 군사 및 안보 발전’에서는 “이 결정적인 10년 동안, 해방군의 전쟁 수행 방식의 틀을 이해하고 현재의 활동과 능력을 조사하여 군사 현대화라는 미래 목표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전투준비태세 개선을 위한 해방군 현대화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2027년까지를 목표로 기계화(무기와 차량), 정보화(정보전), 지능화(인공지능의 속도와 처리 능력을 군사 계획에 적용)의 통합 개발 가속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국가 근대화에 발맞춰 군사이론, 조직구조, 군 인력·무기와 장비를 종합적으로 현대화해 2035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완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목적은 2049년까지 해방군을 세계 일류군대로 만드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군사지도 이론은 전쟁 및 국방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을 나타내며, 동시에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공산당 지도자의 사상이 통합돼 있다고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보고서 ‘인민해방군 작전 개념’은 지적한다.

군 참석자들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개막식을 나서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 AP/연합

중국 공산당의 ‘2027년 목표’는 해방군 창설 100주년에 맞춘 것이다.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언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에 대응하는 능력을 개발하고, 대만 지도부를 중국 측 조건대로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것을 ‘2027년 목표’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 침공할 능력을 갖추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2027년 혹은 다른 해에 침공하기로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2월 CBS TV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021년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 공격이나 점령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한 바 있다.

밀리 의장은 “이는 작전적 평가”라며 “그들이 향후 1~2년 내에 공격하거나 점령하려는 의도가 있냐고 묻는다면, 현시점에서 내 판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의도는 신속하게 변할 수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중국 재정부는 2023년 국방예산을 1조5537억 위안(약 281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규모다. 이로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각 7.5%, 6.6%, 6.8%, 7.1%, 7.2%로 연평균 6.9%의 가파른 증가세을 유지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아퀼리노 대장은 2023년 4월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이제 2027년을 목표로 해방군이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에 대응하고 전 세계에 힘을 과시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제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대장은 “2022년 10월,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회에서는 ‘전략적 억제 시스템’ 강화를 비롯해 향후 5년간 해방군의 현대화를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목표를 설정했다”며”중국 정부는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복잡한 현대 군사 작전을 가능케 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제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 시행 중인 여러 국가 전략을 두 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첨단 군사 능력을 추구하면서 이에 관련한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의 기술과 인재를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중국 군사팽창에 지역 내 군사예산 증가세

역내 국가들은 군대에 더 많은 돈을 할당하고 있다. 미국은 의회가 2023 회계연도에 8580억 달러(약 1118조원)에 달하는 국방비 예산을 승인하면서 여전히 최대 지출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요청한 것보다 450억 달러(58조6300억원) 많은 금액이다. 이는 2022년 국방 예산 대비 약 10% 증가한 규모이다.

2022년 12월, 당시 군사위원장 애덤 스미스 미국 하원의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 세계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이때, 강력한 국가 안보와 방위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법안은 우리가 그 전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세계 최대의 국방비 예산을 가진 나라이며 중국, 인도, 영국, 러시아가 그 뒤를 이었다. 호주, 한국, 일본도 국방비 지출 순위 상위에 올라가 있다.

각국 국가방위비. | 인도태평양디펜스포럼

일간 ‘더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의 국방예산은 726억 달러(약 94조6000억원)이다. 인도는 국내 개발 및 파트너십을 통한 국방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는 인도가 2023년 1월 미사일, 방공 및 해군 무기에 522억 달러(약 68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인도가 독자 개발한 헬리나 대전차 유도미사일, 육군용 단거리 방공시스템, 해군 함정용 브라모스 미사일 발사대와 사격 통제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인도는 방공시스템을 강화하는 이유로 중국군과의 지속적인 국경 충돌을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는 2023년 6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국방예산을 8% 인상했고, 2026년 중반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국방비 증액은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외교 관계를 확대하고 태평양 지역에서 경제, 전략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응하려는 호주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다.

분석가들은 호주의 국방예산 상당 부분이 핵추진 잠수함 조달, 해군력의 현대화 및 함대 개선 등의 해군 함선 및 잠수함의 연구, 개발 자금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 공안 요원들이 베이징의 ‘분투전진 신시대’ 전시관의 15식 전차 앞을 행진하고 있다. 이 전시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가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마련됐다. | AFP/Getty Images/연합

데이터 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의 항공우주 및 국방 분석가 아카시 프라팀 데바르마는 군사매거진 ‘아미 테크놀로지’에 “러시아, 중국, 북한 같은 국가의 급속한 군 현대화와 기술 발전은 호주에 전략적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섬나라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군력의 현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2023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4.6% 증가한 약 42억 달러(57조143억원)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예산 증가의 이유로 북한의 불안정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심각한 안보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는 한국군이 현대화 외에도 인공지능, 전자전,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작전 대응 능력 강화, 전투예비탄약 조달 및 능력 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2023년 회계년도의 국방예산 증가를 발표하며 2027년까지 국내총생산의 2%로 국방비 지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방위시설, 해상 방위선 및 기타 함선에 20% 인상된 550억 달러(약 72조원)를 투입하게 된 배경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들었다.

일본은 자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가장 큰 전략적 위협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작년 12월 “불행히도 우리 나라 주변에는 핵능력 강화, 급속한 군사력 증강, 무력을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 등의 활동을 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방위력 증강을 위해 향후 5년간 3325억 달러(약 434조68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역시 2023년에 역시 전 년대비 15% 인상된 190억 달러(약 25조원)이 국방예산을 편성했다. 기록적 증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전투준비태세 개선을 위해 제도적 군대 개혁을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18세 이상 남성의 의무복무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16만 5천 명 규모의 대만군 병력에 7만 명의 신병이 추가될 전망이다.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시된 대비 훈련에서 대만 공군 F-16 전투기가 활주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

이러한 대만의 변화는 중국의 위협 증가에 따른 것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작년 12월 “대만은 권위주의적 확장의 최전선, 세계 민주주의 방어의 선봉에 서 있다”며 “전쟁을 준비해야만 전쟁을 피할 수 있다. 전쟁을 할 수 있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예산에는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700억원) 규모의 대만에 대한 안보 지원과 신속한 무기 조달이 포함돼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력 규모와 전투능력

해방군은 육지, 공중, 해양, 핵, 우주, 대우주, 전자전, 사이버 스페이스 등 모든 영역에서 역량 현대화와 전문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해방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제3자의 개입을 중단, 억제, 그리고 명령이 있을 시 격퇴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량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필요시 전 세계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도 포함된다.

국방부의 연례 보고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는 해방군의 병력 규모도 소개했다.

◇ 해방군 육군은 전투 부대에 약 97만5천 명의 현역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해방군의 주요 지상 전투 병력이다. 2021년 해방군 육군은 현실적이고 표준화된 훈련을 강조했다.

◇ 해방군 해군은 수상전투함정125척을 포함해 약 340척의 함선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숫자상으로는 세계 최대의 해군이다.

◇ 해방군 공군과 해군 항공대를 합친 중국의 공군력은 이 지역 최대이자 세계 3위 규모이며 훈련용 항공기와 무인 항공시스템을 제외하고 28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해방군 공군은 최초의 핵탑재와 공중급유가 가능한 폭격기를 공개했다.

◇ 해방군 로켓군은 중국의 전략적 지상기반 핵 및 재래식 미사일 병력, 관련 지원군 및 미사일 기지를 운영, 장비, 훈련한다. 2021년 로켓군은 시험과 훈련용으로 탄도미사일 135발을 발사했는데, 이는 나머지 세계 전역을 합친 것보다 많은 횟수이다.

◇ 전략지원부대는 해방군의 전략 공간, 사이버공간, 전자 정보 및 통신, 심리전 임무와 역량을 중앙집중화하기 위해 창설된 전역 사령부급 조직이다.

◇ 연근보장부대는 민간 제품 및 서비스의 훈련 및 통합을 통해 전략적이고 장기적 군사작전 수준의 군수 효율성을 향상하고자 한다. 연근보장부대는 국가의 코로나19 대응 지원도 담당한다.

군 현대화는 중국 공산당의 국가전략 일환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군 현대화는 중국 국가 개발 목표의 하나이며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부국이 되기 위한 중국의 전략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국방부는 “중국의 해외에서의 경제 목표는 세계 일류 군대 건설을 비롯해 국가의 정치, 사회적 현대성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일명 국가 생산력(산업, 기술, 인프라 및 인적 자본)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국가 산업과 기술 기반을 성장시키기 위한 이 당(黨) 국가의 집요한 노력은 중국의 글로벌 경제 파트너뿐만 아니라 군 현대화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방군이 미군을 따라잡는 과정에서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미국 최고 싱크탱크의 하나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연구조교 벤 눈, 미 해군연구소의 해군 과학기술협력 프로그램 책임자 크리스 배슬러는 미 안보전문 매체 ‘워 온 더 록스’에 기고한 논평에서 “부문 간 협력에 있어 해방군의 고민, 인공지능(AI)에 의한 군사혁명이라는 신념에 따라 전술교리를 새롭게 한다는 과제는 중국군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있어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평에서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는 해도 중국 해방군이 군 현대화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국군의 장래 전투 수행능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해방군의 역량이 현대의 전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실제 전투 능력을 미지수로 판단하고 있다며 세밀한 관찰과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역시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의 안보 및 군사 전략의 추진력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중국 국가 전략의 바탕을 이루는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해방군의 군사력과 기술 발전, 조직 및 작전 개념 측면에서 군 개혁과 현대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중국 지도부는 국가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써 군사적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