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안전부 “前 공산당 간부, ‘결사대’ 모집해 정권 전복 시도했다 적발”

알렉스 우
2023년 08월 21일 오전 10:39 업데이트: 2023년 08월 21일 오후 4:38

중국 국가안전부가 공산주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결사대’를 모집한 전직 중국공산당 간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정권이국가 안보’를 이유로 또 다른 숙청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중국 국가안전부는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7년 전인 2016년에 발생한 국가안보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게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윈난성 출신의 전직 공산당 간부 쑤모씨는 당시 중국 정권을 전복하는 작전을 함께 수행할 조직원들을 모집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해외 적대조직의 핵심 구성원’과 접촉, 해외에서 무기를 구입할 준비도 진행했다. 쑤씨의 목표는 근본적으로 중국의 정치 제도를 바꾸는 것이었으며, 거사에 대해서는 ‘중국 벵가지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기획 단계에서 발각됐다. 관련자들은 모두 체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자료의 공개 시기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재 맞닥뜨린 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당국에 반대하는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숙청을 준비하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Kevin Frayer/Getty Images/연합뉴스

호주에서 중국 평론가로 활동 중인 위안훙빙은 이달 18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이 해당 사건을 공개한 데에는 특정한 배경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로켓군 수뇌부의 대대적인 숙청,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해임과 실종 등 지난 한 달 중국 내부는 혼란으로 들썩인 바 있다.

위안훙빙은 최근 발생한 이러한 일들이 시진핑에게 심리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시진핑의 표현대로라면, 대다수의 중국공산당 관리는 ‘두 얼굴의 사람’으로 전락했다”고 언급한 위안훙빙은 “시진핑은 이로 인해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한 사건을 통해 당내 대대적인 검열을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쿠이데 프린스턴 차이나 이니셔티브 회장 또한 이에 동의했다. 현재 시진핑이 두려움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천 회장은 “시진핑은 올해가 매우 위험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공산당의 안보 방어선을 강화하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30일 중앙 국가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시진핑은 “중국이 더 복잡하고 어려운 국가 안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와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처할 준비를 하고 거센 바람과 파도, 심지어 위험한 폭풍을 견뎌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처음 열린 회의로 해당 발언은 더욱더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1년 10월 1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 과정에서 중국 공안과 보안요원들이 군중을 통제하고 있다.|Kevin Frayer/Getty Images/연합뉴스

‘반부패’에 ‘국가안보’ 더하기

최근 중국공산당은 국가안보 선전을 더욱더 강화하는 추세다. 국가안전부는 지난 1일 위챗 공식 계정에 “반간첩법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의 동원이 필요하다”는 제목으로 안내문을 게재하고 모든 중국 국민의 반간첩법 참여를 촉구했다. 11일에는 미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 중국인을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가안전부는 중국 방산기업 직원 50대 쩡모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친해진 쩡씨는 서구의 가치관에 동요해 정치적 입장이 흔들리게 됐다. 이후 CIA에 중국군 관련 기밀 정보를 넘기고 그 대가로 막대한 돈과 가족의 미국 이민을 약속받았다고 알려졌다.

위안훙빙은 중국공산당이 당내에서 시작될 또 다른 대규모 숙청에 대비하기 위해 이처럼 국가안보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부패’라는 이유만으로 대규모 숙청을 벌이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치 숙청을 위해서 ‘국가안보’의 필요성을 갖다 붙이는 것이다. 국가안보라면 당 내부는 물론, 당 외부까지 쉽게 커버할 수 있다”고 위안훙빙은 전했다.

위안훙빙에 따르면, 시진핑은 현재 중국공산당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에 의존해 당 수뇌부를 통제하고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한번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이 같은 시스템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기 쉽다.

위안훙빙은 “중국의 정치적 격변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 지금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사적인 기회”라고 전망했다.

천 회장 역시 중국공산당 내부의 긴장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안에 중국에서 중대한 사건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