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면 뇌 쪼그라들어…끊어도 회복 안 돼” 美 연구진

에이미 단케(Amie Dahnke)
2023년 12월 22일 오후 4:53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전 9:31

담배를 피우면 뇌 용량이 작아지며, 담배를 끊어도 이 손상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매일 담배를 피우는 성인 3만 2094명의 뇌 사진을 분석했다. 이 자료는 성인 50만 명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보유한 영국 바이오뱅크로부터 제공받았다.

분석 결과, 매일 담배를 피우면 뇌 전체의 부피가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회백질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회백질은 신경세포체, 수상돌기, 신경교세포 등으로 구성되며 주로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매일 담배를 피울 경우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들어 운동 능력, 인지 기능 등이 저하될 수 있다. 게다가 흡연량이 많을수록 뇌 용량이 더 많이, 더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

담배를 끊으면 뇌 용량의 추가적인 감소를 막을 수 있지만, 이미 줄어든 용량은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담배를 피우다 수년 전부터 금연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뇌가 ‘영구적으로’ 줄어든 것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최근까지 의학·과학자들은 흡연이 폐, 심장 등에 미치는 영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에 흡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돼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흡연이 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뇌 용량 감소는 노화와 같으며, 노화와 흡연은 모두 치매의 위험 요소”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도 흡연과 마찬가지로 뇌 용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호르몬 생성 및 분비, 감정 조절 등을 관장하는 대뇌 피질하조직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에 게재됐다.

한편 선행 연구에서도 흡연자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으며,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약 14%가 흡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미 단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칼럼니스트로, 지역사회 저널리즘과 의료 및 건강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