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희토류 연구에 200억원 투입…中 자원 무기화에 대응

알프레드 부이(Alfred Bui)
2024년 01월 10일 오전 11:5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0일 오전 11:54

호주 정부가 자국 내 희토류 연구 사업에 2200만 호주달러(약 2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 자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이는 갈륨·게르마늄 및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한 중국의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것이다. 희토류 광물은 전기자동차, 배터리부터 군사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핵심 자원이다.

매들린 킹 호주 연방 자원장관은 지난 8일 “호주 정부는 희토류 가공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여러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호주 원자력과학기술기구(ANSTO)에는 1390만 호주달러를 지원해 희토류 추출 및 가공 기술 개발을 돕는다.

또 다른 연구기관인 호주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는 520만 호주달러를 투입해 리튬 및 기타 희토류 광물과 관련한 지적재산 육성을 지원한다.

호주 지질조사소에도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자원에 관한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70만 호주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호주의 대응

킹 장관은 호주 매체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주의 정권의 금수 조치에 맞서 호주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래전에 이런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녀는 “서방 국가들은 핵심 자원에 있어 상당한 부분을 중국에 의존해 왔다”며 “이에 따라 중국의 자원 무기화(化)에 휘둘리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9월 5일, 중국 장쑤성 롄윈강시의 한 항구에서 희토류 광물이 들어 있는 흙을 옮기는 모습 | STR/AFP via Getty Images

아울러 “이제는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금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취약점을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59%보다 11%p 늘어난 것으로,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갈륨, 게르마늄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대중(對中) 첨단산업 제재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이 조치로 인해 갈륨과 게르마늄 가격이 치솟았다.

중국의 보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국공산당은 그해 8월 자국의 대외 무역 기업에 희토류 거래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희토류에 대한 당국의 통제를 한층 더 강화하는 조치였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의 자원 무기화 전략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이코노미스트인 밀턴 에즈라티는 에포크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희토류는 금이나 은보다 더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다만 희토류의 채굴 및 가공 과정에서 환경 관련 문제가 발생한다”며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희토류 산업을 키워 왔기 때문에 현재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라며 “머지않아 서방 국가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다른 공급원을 찾아 중국 의존도를 대폭 줄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