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부산 해운대 앞바다서 6·25 때 추락한 폭격기 수색

한동훈
2023년 09월 22일 오후 4:11 업데이트: 2023년 09월 22일 오후 4:11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첫 공동 수중 탐색
“국가 위해 희생한 이들, 국가가 책임진다”

한국과 미국이 6·25전쟁 당시 추락한 미군 항공기와 탑승장 유해 발굴을 위한 공동 수중 수색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2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과 함께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3주간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색작업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측 요청으로 시행됐다. 양국 군 당국이 바다에서 공동 수중 조사를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색 대상은 1953년 1월 부산 K9비행장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했다가 바다에 추락한 미 제5공군 소속 B-26 폭격기 1대와 조종사들의 유해다. 미 DPAA는 당시 미군 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색작업은 해운대 연안 20㎢ 해역에서 수중탐지 장비로 탐색한 후 특이 물체가 확인되면 잠수사와 원격조종탐지기로 해저면 잔해 등을 추가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 중이다.

DPAA는 소속 잠수사·수중고고학자 13명 등을 파견했으며 국유단은 조사 전문 인원으로 이를 지원한다. 또한 해군 해상전력, 해난구조전대(SSU) 잠수사 10명, 주한미해군 잠수사 7명도 참여한다.

아울러 해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 해군사에서 선체 고정형 소나(SONAR·음향탐지기)를 탑재한 소해함과 원격조종 탐사기, 구조지원정, 고속단정 등을 투입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국유단의 이근원 단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남은 조사 기간에도 우리의 자유·번영을 수호한 미군 실종자 소재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DPAA의 패트릭 앤더슨 대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중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실종자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산하 기관인 DPAA는 과거 분쟁에서 전쟁 포로가 됐거나 실종자로 분류된 미군 병사들을 구출하거나 유해를 송환하는 임무를 전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