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응답자 80%, 한중우호 원한다” 中 공산당 환구시보

한동훈
2024년 04월 18일 오후 6:30 업데이트: 2024년 04월 18일 오후 6:30

산하 연구소 설문조사 인용…푸바오 인기 언급도
양국관계 악화는 ‘선넘은 발언’ 한 윤석열 정부 탓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가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중국과 우호관계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는 해당 매체 산하 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들었다.

17일(현지 시각)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영문명 글로벌타임스)’는 자사 산하 글로벌타임스 연구소(GTI) 설문조사 결과라며 응답자 80% 이상이 양국 우호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한중관계 변화에 대해 응답자 57%가 ‘더 멀어졌거나 적대적으로 변했다’고 답했으며 ‘더 가까워지거나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답은 11%에 그쳤다고 했다.

이 신문은 한중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국, 특히 윤석열 정부에 돌렸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뤼차오 소장을 인용해 “현 한국 정부는 특정한 중국 관련 이슈에 관해 많은 중국인들이 우려하는 ‘선을 넘는 잘못된 발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뤼 소장은 “한국인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에 돌아간 팬더 ‘푸바오’에 대한 한국 내 높은 인기를 ‘중국에 대한 지식’으로 분류했다.

신문은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이해가 “다소 일방적이고 제한돼 있다”며 가장 잘 알려진 중국 관련 지식으로 ‘푸바오에 대한 인지도’가 76%로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중무역 적자 언급, 반도체 탈중국 비판

환구시보는 이번 기사를 통해 한국인들은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원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음을 부각하려고 했다.

기사 맨 앞에는 ‘편집자 주(Editor’s Note)’라며 “한국에서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후 중국과 한국 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설문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 원인으로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정부의 선 넘는 발언’을 들었다.

중국 공산당 관영 언론에서 인용하는 전문가들이 실제로는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의중’은 대중무역 적자에 관한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환구시보는 “2023년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서면서 응답자 82%가 걱정, 불안, 충격, 분노를 느꼈다고 답했다”면서 그 원인을 ‘한국의 미국 추종’을 꼽았다.

신문은 뤼 소장의 입을 통해 “한국인들이 한중 관계를 논할 때 무역 적자 문제를 자주 거론한다”며 “무역적자의 원인은 한국(정부)이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 중국과의 탈동조화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반도체 패권 장악을 노리고 있으며, 미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해 첨단 반도체와 생산 장비,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기술과 인력 역시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유혹에 노출돼 있다.

올해 1월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나노급 D램 기술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인력 200여 명이 중국 업체에 넘어간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글로벌타임스연구소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한국 17개 행정구역에서 18~70세 한국인 상대로 진행됐다. 전체 조사 대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구소 측은 유효한 답안지 1045개를 수집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