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 미국 정치에 침투하려는 중국의 장기전

에바 푸
2023년 10월 12일 오후 10:53 업데이트: 2023년 10월 12일 오후 11:38

“무서운 분위기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기억을 떠올리며 위와 같이 표현했다.

지난 7월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앞서 지난 2019년 고위 관계자 A씨는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다가 구금돼 심문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A씨 가족을 위협하고 휴대폰과 컴퓨터를 도청했다. 이와 함께 다른 연준 관계자들의 연락처 정보를 복사해 갔다.

2019년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정점에 치달았던 시기였다. A씨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민감한 기밀 경제 데이터를 빼내려고 시도했으며 A씨에게 무역 관세 등 경제 안건에 대해 “미국 고위 정부 관리에게 조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에 좋은 말을 해달라”는 요지였다. A씨는 술을 마시도록 강요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제 정보를 수집하려는 중국 정부의 압력에 시달렸다.

A씨의 경험담은 글로벌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지위를 빼앗으려는 중국의 장기전 중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 등 여러 부문의 정책을 약화하기 위해 10년 이상 이 같은 장기전을 펼쳐 왔다.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낸 미셸 주노-카츠야는 중국 정권의 침투 기술에서 인내심과 철저함, 그리고 장기적 관점이라는 특성을 발견했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은 매우 총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는 지도부를 교체하는 민주적 선거 절차가 없다. 그래서 중국은 오늘 심은 씨앗의 열매를 5년, 10년, 15년 후에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이크 브라운 미 상원의원도 이에 동의했다.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운 의원은 “중국은 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0월 한 행사에서 크리스틴 팡이 당시 미국 더블린 시의원 에릭 스왈웰과 함께 찍은 사진|Screenshot/Social media

중국의 시간을 기다리다

지난해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는 미 연방, 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미국 관리 중 중국 정권의 조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공산당의 전략인 “지방에서 중앙을 포위한다”에 의거, 오늘날 중국은 미국 관리들과의 관계를 활용해 중국 정권에 유리한 정책을 지지하도록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달 사망한 미국 거물 정치인 다이앤 파인스타인의 운전수로 20년을 일한 인물이 중국 스파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중국 최고 정보기관인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중국 스파이로 추정되는 크리스틴 팡은 최소 2명 이상의 미국 중서부 지역 도시 시장과의 관계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팡은 에릭 스왈웰 당시 미 더블린 시의원에 접근, 재선 캠페인을 위한 자금을 모금하고 스왈웰 의원의 사무실 직원을 뽑는 데 관여했다.

팡의 활동을 주시하던 미 정보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자 팡은 돌연 출국했다. 미 하원 윤리위원회는 스왈웰 의원에게 “외국 정부가 선물이나 기타 상호 작용을 통해 부적절한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을 계속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당국의 비밀 경찰서로 의심되는 건물(중앙) 옆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Spencer Platt/Getty Images/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뉴욕의 중국 비밀경찰서 운영자로 지목된 중국계 미국인 루젠왕은 자신의 형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위원장인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 등 뉴욕 기반 정치인들에게 수만 달러를 기부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프리덤 하우스 소속 중국문제 전문가 사라 쿡 선임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지방 정부나 주 정부 관리들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쿡 연구원은 “중국공산당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편에 끌어들이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관계 형성 초기에는 대부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영향력 행사는 미국 정치인의 경력 초기부터 시작된다. 크리스틴 팡이 스왈웰 의원이 시 의회 의원일 때부터 접근한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중국은 매우 인내심이 강하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에 따르면, 중국 정보장교들은 서방 세계에서 5~10년 동안 모범시민으로 활동해 서방 사회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도록 교육받는다. 그런 뒤에야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정보국이나 경찰이 신원 조회를 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며 “매우 심층적인 비밀 요원이 사회에 심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8월 중국 허난성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식용 장기가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Screenshot via Sohu.com

“대놓고 거짓말을 하다”

대만, 위구르족, 파룬궁, 천안문… 중국공산당을 자극하는 요소들은 수없이 많다. 중국 정권은 중국 밖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중국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대놓고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미 하원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발의한 ‘2023년 강제 장기적출 금지법’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튿날 스미스 의원 측은 주미 중국 대사관 참사관이 보낸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이메일에는 해당 법안을 가리켜 “황당하다”는 비아냥과 함께 “중국에서 강제 장기적출이 횡행한다는 얘기는 우스갯소리와 다름없는 헛소리”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어 중국 대사관 측은 “해당 법안을 포함, 미국은 근거 없는 과대 선전과 반중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메일에 언급된 중국의 주장들에 대해 “중국은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9년 런던의 독립재판소는 중국에서 수년간 상당한 규모로 강제 장기적출이 자행돼 왔다고 결론 내렸다. 목격자를 비롯, 많은 내부 고발자가 본지에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스미스 의원은 에포크타임스에 “파룬궁 수련자들과 위구르족은 장기 적출 목적으로 살해당하고 있다. 그 수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매년 수만 명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9년 7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의 한 거리에서 위구르 여성이 공안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Guang Niu/Getty Images/연합뉴스

올해 4월, 스미스 의원은 약 100만 명의 위구르족이 강제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고 알려진 신장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 비자를 요청했다. 중국은 10월 기준 현재까지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중국 대사관 참사관으로부터 비슷한 편지를 받았다. 중국 대사관 측은 홀리 의원에게 코로나19 발원지 관련 정보의 기밀 해제 명령 법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홀리 의원은 자신의 SNS에 게시한 글을 통해 “중국 정부가 내게 편지를 보내 ‘코로나19 기원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은 코로나19 기원 관련 미 의회 청문회도 막으려 시도했으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는 동안 미국 정치인들에게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지 말라고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중국의 협박 편지를 받은 애슐리 힌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국 국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의원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중국 정권에 (말 그대로) 분노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한 힌슨 의원은 “나는 중국 측에 ‘당신은 내가 누구를 만날 수 있고 누구를 만날 수 없는지 지시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시 홀리 미 공화당 상원의원|Samuel Corum/Getty Images/연합뉴스

위축효과

힌슨 의원 같은 사람들의 반발에도 불구, 중국공산당이 이러한 협박을 계속하는 이유는 ‘위축효과’에 있다는 것이 쿡 연구원의 설명이다.

위축효과란 생각을 스스로 검열함으로써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다. 쿡 연구원은 “이번에는 (협박이) 효과가 없을지 몰라도, 다음번에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관계자들이 미국 정치인들에게 잠재적인 결과를 상기시키면, 정치인들은 지금 당장은 중국 측의 목소리를 무시하더라도 다음에는 논란을 피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스미스 의원과 홀리 의원은 ‘중국공산당 비평의 베테랑들이다두 의원은 중국 정권의 제재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의원에게 중국 정권의 제재는 되레 기쁜 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렇지는 않다.

지난 2017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정권의 조치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한 조엘 앤더슨 당시 상원의원이 연설하고 있다.|Lear Zhou/에포크타임스

지난 2017년, 조엘 앤더슨 당시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주가 중국 정권의 파룬궁 박해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는 안건을 주 의회에 상정했다. 해당 결의안은 주 사법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은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들에게 편지 한 통을 발송했다.

그 즉시 앤더슨 전 의원과 함께 결의안을 지지했던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위축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앤더슨 전 의원은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려고 18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동료 의원들은 시간이 흐른 뒤 에포크타임스에 “(편지를 받은 후)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쿡 연구원은 중국의 공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중국공산당의 괴롭힘에 더 취약하며, 그러한 괴롭힘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 더욱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쿡 연구원은 “(중국의) 위협 중 일부분은 허풍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주제 화상 회의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Anna Moneymaker/Getty Images/연합뉴스

깊은 곳까지 침투하다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전술은 수년에 걸쳐 점점 더 공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돈으로 공세를 펴고, 돈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스파이 활동과 함께 노골적인 협박이 등장한다.

한 영국 의원은 중국을 겨냥해 비판 발언을 했다. 이후 의원의 자녀는 대학 입학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가 대학교에 “지원금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중국계 캐나다 의원인 마이클 총은 중국에 탄압에 맞서 왔다. 지난 5월 공개된 캐나다 정보기관 문서에 따르면, 중국 영사관은 홍콩에 있는 총 의원의 가족에 관한 정보를 수집, 총 의원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해 수년 동안 총 의원과 가족 간 연락을 방해하고 가족을 격리했다.

미국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07년부터 미국 유타주에서는 격년으로 최대 25명의 주 의회 의원이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타주 초등학생들의 새해 인사에 감사하는 편지를 썼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 의원은 연설하는 자리에서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이 시간을 내어 이런 편지를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유타주 의원은 팬데믹 초기 중국과의 연대를 표명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지난 2020년 발의된 해당 결의안은 통과됐다.

지난달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 정권이 미국 정책 결과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후버연구소의 글렌 티퍼트는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티퍼트는 중국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미국 기업들을 성공적으로 조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무역그룹은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를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티퍼트는 “중국은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 미국 기업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 자체가 (중국의 이익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인센티브 형태는 다양하다. 일례로 메릴랜드주 록빌시가 대만 이란시와 자매도시 협약을 추진하자, 중국 외교관들은 록빌시와 중국 남동부의 자싱시 간 비공식적인 관계를 언급하며 투자 기회를 제시했다. 대만과의 계획을 폐기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이다.

티퍼트는 해당 사례도 거론하며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중국이 미국 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인센티브 등 미묘한 수단이 통하지 않을 때는 어떨까. 이 경우 중국은 노골적으로 침략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2020년 10월, 오세아니아 섬나라 피지 공화국에서 대만 주최 리셉션 행사가 개최됐다. 중국 관리 2명이 현장을 찾아왔다. 이들은 현장에서 방문자들의 사진을 찍었으며, 대만 외교관 한 명을 폭행했다. 대만 외교관은 머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차이나타운|Lavinia Savu/에포크타임스

정교한 네트워크

서방 국가들은 민주주의, 즉 선거를 통해 끊임없이 갱신하는 과정을 거친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우리는 끊임없이 지지와 표를 구한다”면서 “중국은 이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고, 선출된 서방 관리들이 (선거 표를 위해)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꾸민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영향력은 지난 2021년 캐나다 선거에서 여실히 엿보였다.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캐나다 현지 중국 커뮤니티로 침투한 중국 정부는 보수당 후보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음해 캠페인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그로 인해 케니 치우 같은 매파 후보가 낙선했다고 보고 있다.

치우 전 의원은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은 매우 영리하며, 많은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 침투하는 데 매우 정교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의 인구가 엄청나다는 점도 중국에 또 다른 이점으로 작용한다.

2020년 기준 전 세계에 약 6000만 명의 화교가 분포하고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중국 학생이 해외로 유학을 온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이렇게 많은 인구가 중국 정보전선 조직들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중국 정권의 의제를 증폭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Vincentas Liskauskas/Unsplash

전방위 침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를 향한 중국의 침투는 대부분 음지에 숨어 있었다.

지난해 10월, 34년 동안 미국 의사당에서 일했던 한 일정 담당자가 의회 사무실과 중국 대사관 관계자 간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는 혐의로 해고됐다.

아울러 최근 나온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는 채용 플랫폼 링크드인을 통해 수천 명의 영국 공무원에게 영국 국가 기밀을 대가로 현금 등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영국 경찰은 중국 정권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남성 한 명을 체포했다.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이 남성은 영국 의회 소속 연구원으로 보수당 고위 의원들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영국의 대중국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보수당 역시 영국 방첩기관인 MI5가 중국 정권 네트워크에 연결된 두 명의 예비 의원을 파악함에 따라 이들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캐나다에서는 올 상반기에 걸쳐 350명이 넘는 증인이 중국의 침투 문제를 조사하는 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의 대외 간섭 사실을 증언했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이는 중국이 캐나다의 모든 정치적 계층에 침투했음을 방증하는 또 다른 지표”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은 “미국 의회 의원과 직원 모두가 중국의 표적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의 정치 간섭은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람들은 중국 스파이 활동의 규모와 범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자본 영향을 크게 받는 할리우드는 중국의 침투 문제를 직시하는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애슐리 힌슨 미 공화당 하원의원|Win McNamee/Getty Images/연합뉴스

‘괴물’에 대응하는 법

힌슨 의원이 중국 대사관의 협박을 무시하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남을 가진 뒤로 중국 대사관 측은 힌슨 의원에 따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힌슨 의원은 “중국은 내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정치 간섭은 미국 내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최선의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노-카츠야 전 국장은 중국의 침투를 가리켜 “어떤 면에서 우리보다 더 크고 사방에 촉수를 가진 괴물과 맞서 싸우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괴물에 맞서 싸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강력하고 교묘하며 어디에나 있는 적이다. 중국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침투해 왔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힘을 합치면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