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중증 환자 80%, 인공호흡기 2차 감염으로 사망” 연구

톰 오지메크
2023년 11월 2일 오후 9:00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0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최신 연구 결과의 핵심을 인용해 “기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로 알려진 사례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닌 인공호흡기 연결로 인한 2차 감염 때문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인기 팟캐스트 방송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한 머스크는 토론에 참여해 이같이 발언했다.

이날 프로그램 진행자 조 로건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환자의 약 80%가 사망했다”는 통계를 언급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코로나19 환자 중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의 사망률은 97.2%에 달했다.

이에 팬데믹 당시 여러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힌 머스크는 “의사들은 ‘우리가 너무 많은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라 그것이 폐를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최근 미국 임상연구저널에 발표된 노스웨스턴대학교·위스콘신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기계적 인공호흡이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아닌, 세균성 폐렴에 2차 감염돼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공호흡기와 폐렴, 그리고 코로나19

해당 연구에서 연구진은 인공지능으로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585명의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절반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외의 2차 감염으로 세균성 폐렴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폐렴으로 사망했다.

연구진은 “기계적 인공호흡이 필요한 코로나 바이러스 ‘SARS-CoV-2 폐렴’에 의한 폐렴 환자들 사이에서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성 폐렴의 높은 비율을 발견했으며, 이는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 감염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전했다.

연구를 이끈 노스웨스턴대 의대 벤자민 D 싱어 중환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와 관련된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2차 세균성 폐렴과 같이 중환자실에 머무는 동안 발생하는 다른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데이터는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연구진의 연구는 코로나19 환자를 포함, 중환자들의 2차 세균성 폐렴을 예방하고 가급적 빨리 선별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Susan Walsh/AP Photo/연합뉴스

논란

이번 연구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병원에서 사망한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인공호흡기에 의해 사망한 것이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싱어 교수는 “‘인공호흡기’가 사망의 원인이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폐 감염을 포함한 심각한 ‘폐 감염’이 사망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명히 했다.

싱어 교수는 “인공호흡기는 중증 환자들에게는 생명 유지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사망 위험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싱어 교수와 연구진은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성 폐렴으로부터 회복했는지 여부가 이후 환자의 생사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싱어 교수는 “폐렴으로부터 회복된 위독한 환자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구의 공동 저자인 리처드 분더링크 박사는 “이번 연구의 중대 발견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환자의 세균 감염 문제가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는 점이다”라고 짚었다.

분더링크 박사는 “그간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서 폐의 세균성 감염의 중요성은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 중 일부는 회복되는 데 반해 다른 일부는 사망에 이르는 이유를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머스크가 참석한 토론에서 언급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환자의 약 80%가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뉴욕 알버트아인슈타인의과대학 부교수인 하워드 스투팍 박사는 “인과관계가 있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스투팍 박사는 “인공호흡기 자체가 사망 원인이 아니라, 삽관을 위한 진정제 주입 등이 흉벽 근육과 폐를 약하게 했다”는 의견을 냈다.

나아가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감염을 처음 맞닥뜨린 의료진이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둘러 인공호흡기를 다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