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공, 앤트그룹 조사는 ‘마윈 길들이기’…항복 아님 멸망뿐

스산(石山)
2021년 5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5월 10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세운 핀테크 업체 앤트 파이낸셜 그룹이 중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마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사 발표 후 마윈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가 지원하는 하이난성(海南省)의 한 학교를 참관한 것과 러시아 지리학회 인터넷 회의에 참석한 두 번뿐이다.

마윈이 이번 고비를 잘 넘어가리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러 조짐을 보면 어쩌면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을 수 있다.

지난달 23~27일 마윈과 알리바바, 앤트그룹에 악재가 겹쳤다.

외신에 따르면 23일 중국 중앙은행은 앤트그룹의 대출 데이터 장악을 꾀했다.

25일 앤트그룹은 자체 개발한 분산형 데이터베이스 ‘오션베이스’(OceanBase)와 모바일 앱 개발 플랫폼 ‘mPaaS’를 내놓기로 중국 중앙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그룹 전망은 상향되지 않았다.

이틀 뒤 블룸버그 리서치는 앤트그룹에 대한 평가가 9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당국이 지난해 파격적 속도로 이뤄진 앤트그룹 기업공개(IPO) 승인에 대한 과정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WSJ은 이번 조사가 앤트그룹 내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승인에 개입한 지방 당국을 포함해 마윈과 가까운 중앙정부 고위층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마윈은 이미 시진핑 정권에 ‘찍힌’ 바 있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알리바바 기업공개 과정에서 시진핑의 최대 라이벌인장쩌민 파벌이 거액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중공의 대형 기업들이 여러 정치 세력들의 자금줄임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내년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은 장쩌민 파벌이 덩치를 키우는 것만은 크게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해 대규모 기업공개를 추진해 시진핑의 심기를 건드린 앤트그룹과 지배적 주주인 마윈에 대해서는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민한 처신으로 살아남아온 마윈 역시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심심찮게 내놓았던 소신 발언을 삼가고 지난해 11월 앤트그룹 기업공개가 막판에 엎어진 이후로 바짝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조사 당국 관계자는 “앤트그룹이 감독기관에서 요구하는 업무 정리와 정부의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마윈은 중국에서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세계 각국을 오가느라 바빴던 마윈의 개인 비행기는 지난 반년 가까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하이난의 비행장에 세워진 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마윈은 상하이 금융정상회의 포럼에 참석해 중공의 금융당국의 규제 위주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다음 달인 11월 순항하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에 급제동이 걸렸다. 마윈에게도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수근거림이 이어졌다.

마침 해당 발언 이후 마윈이 오랫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실종설이 불거졌다.

중공 내부 소식통은 “마윈이 공개 석상에서 금융 정책을 비판해 지도층의 분노를 샀다”며 “마윈의 비판은 왕치산(王岐山)과 그의 금융계 인맥을 겨냥한 것이라 시진핑이 직접 나서 앤트그룹의 기업공개를 꺾은 것”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당국이 이번 앤트그룹 조사에서 초점을 맞춘 곳 중 하나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커촹반’(科創板∙중국판 나스닥)이다.

마윈은 지난해 앤트그룹을 커촹반과 홍콩 거래소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었다.

WSJ은 2020년 저장성의 증권 감독관이 단 일주일 만에 앤트그룹의 기업공개 계획을 검토하고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8월 25일 커촹반과 홍콩 거래소에 상장 공모서를 제출했는데, 상하이 당국에서는 한 달 만에 상장 심사를 마치고 앞서 상장 신청을 한 회사들과 함께 처리했다.

시간 끌기가 관행인 중국 관료사회를 잘 아는 이들은 그냥 신속 처리가 아닌 “초신속 처리”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외국 기업에 투자해 온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와 중국생명보험공사 등 대형 국영기업이 앤트그룹에 투자하게 된 경위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마윈의 비호 세력이 일망타진될 위기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만 자유시보는 “중공이 앤트그룹을 목조르는 목적은 기업 국영화”라며 “마윈이 지분을 매각하고 앤트그룹에서 나가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트그룹의 핵심 자산인 소비자 신용 대출 등 각종 빅데이터도 위협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 중공 은행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앤트그룹에 회사 데이터를 한 신생 금융사에 전부 넘기라고 요구한 사실을 폭로했다.

FT는 이 회사가 전 인민은행 고위 임원에 의해 설립됐으며, 앤트그룹과 서비스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민은행이 마윈과 앤트그룹이 쌓아온 성과를 이 기업에 이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전이 끝나면 앤트그룹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공 지도부가 원하는 건 경쟁 시장이 아니다.

이번 앤트그룹 조사의 표면적 이유는 반독점이지만, 실제로는 중공의 독점적 통제다.

그 최종 수단은 디지털 위안화가 될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블록체인 기술뿐만 아니라 유통∙통제∙감독 수단이 포함되어 있어서 거의 모든 데이터, 특히 금융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들 데이터가 확보되어야만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작동하며 통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공이 정보통신(IT) 기술을 보는 시각이자, 시진핑이 19차 당대회에서 이야기한 “정부 통치의 현대화”다.

덩샤오핑(鄧小平)과 동기인 중공의 원로 천윈(陳雲)은 ‘중국식 시장경제’를 ‘새장 경제’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응용한 민간경제가 성장하면서 낡은 새장이 좁아졌고, 이 새장을 더 큰 것으로 교체하는 사이 중공은 잠시 새들을 풀어놓고 키웠다. 한쪽 다리에 실을 묶어놓고 말이다.

이제 디지털 위안화를 비롯해 더 강력한 금융 통제라는 더 크고 튼튼한 새장을 마련한 중공은 새들을 하나씩 잡아 새장으로 가두고 있다.

마윈도 그중 하나다. 다만, 중공 당국도 새장에 억지로 가두려 하면 다른 새들이 놀라 줄을 끊고 달아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들고 나온 이유가 반독점, 기업공개 과정에서 이례적 신속 처리 등이다.

사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이 권력층과 관료들의 비호가 없었다면 지난 20년간 초특급 속도로 성장한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없었음은 자명하다.

중공 치하 중국에서 공산당의 특혜 없이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관료사회와의 각종 긴밀한 협조와 연결고리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제도와 절차를 통한 것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기에 비리의 온상이 된다.

다시 말해 알리바바, 타오바오, 앤트그룹은 모두 각종 인허가의 관문을 빠르게 돌파했다. 실은 제도 밖 지름길을 달린 것이다.

따라서 이 회사들은 따지고 들어가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예외적이다. 법리적으로 말하면 전부 불법일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개혁은 법과 제도를 지름길로 돌파하는 과정이란 말이 나온다. 즉, 모두가 불법이었으며 누가 불법인지는 권력자가 문제 삼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중공은 미국 달러화 중심으로 구축된 금융 주도권 전쟁을 위해 디지털 위안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위안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앤트그룹이 축적한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래서 앤트그룹을 제압해야 하고 그러려면 마윈을 혼내줘야 한다. 마윈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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