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날카로운 발톱 드러낸 양제츠, 보고도 오판한 바이든 정부①

탕징위안(唐靖遠)
2021년 3월 24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26일

미중 고위급 2+2 회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끝났지만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또 향후 미중 대결의 전략적 구도를 어느 정도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중국 공산당은 숨기고 있던 발톱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지만 미국은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대다수 미국인은 아직도 꿈속에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이번 미·중 회담에서 양측이 모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를 하찮게 대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양제츠의 발언은 누구에게 들려주는 것일까?

미국 측은 말할 것도 없다. 회담 장소를 외진 곳에 정하고 최소한의 대접을 했으며 회담을 앞두고 각종 제재를 가하고 힘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 모든 것은 미국 측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강대함을 부각하려는 것이었다.

반면 중공은 규칙을 무시한 채 기습적인 여론 공격을 펼치는 도발을 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예상치 못한 이들의 공격에 크게 당황했고, 미국의 체면은 크게 구겨졌다.

지금도 미국의 많은 주류 여론은 양제츠의 16분짜리 늑대전사(戰狼)식 발언이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연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즉 이것은 일종의 생색내기용으로,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오판이다. 심하게 말하면 이것은 미국민을 오도하고 마비시키는 것이자 바이든 행정부가 스스로를 마비시키는 것이다.

필자는 양제츠의 발언은 준비된 것이지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고 본다. 세계가 주목하는 회담장에서 강경 입장을 과시해 주최국인 미국을 압도하는 것은 중공의 목적 중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할 것이다.

중공은 사실상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거부했다

시진핑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바이든을 대면 테스트하고, 이 만남을 기회로 전 세계에 중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그것은 중공은 미국이 주도하는 지금의 국제 질서를 더 이상 지키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말하는 규칙이 세계를 대표하는 규칙이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공은 미래의 세계 질서를 주도하기 위해 미국과 경쟁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진핑의 목적은 일련의 행보를 통해 그가 말하는 동승서강(東升西降·동방이 부상하고 서방이 가라앉고 있다)이 옳고, 그것이 역사의 흐름임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공이 이번에 각종 까다로운 조건을 감수하며 알래스카로 가서 회담을 한 근본 목적이다.

양제츠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미국에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양제츠의 발언이 끝난 후, 중공의 선전선동 시스템이 전방위적인 선전 공세를 초스피드로 펼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선전이 고효율적이고 모든 면을 커버한 것을 보면 사전에 모든 준비가 돼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타오바오에서까지 하룻밤 사이에 “이런 짓은 중국에 먹히지 않는다(中國不吃這一套)”, “미국은 중국을 내려다보며 말할 자격이 없다”라는 문구가 인쇄된 상품이 대량으로 등장했다. 상품은 티셔츠에서 핸드백, 우산, 휴대폰 케이스까지 다양했다.

영상 캡처

이 같은 입체적 선전 공세는 물론 중공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전 국민을 동원해 미국에 도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중은 회담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 측이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발표한 성명과 일련의 후속 행보로 볼 때 미국 행정부는 중공이 숨겨 놓은 진짜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과 설리번 보좌관은 19일 미·중 회담을 마친 뒤 짤막한 언론 브리핑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두 가지 임무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나는 미국 및 동맹국들이 중국의 행동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중국 측과 공유했고, 다른 하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우선순위, 가치관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의 성명은 합쳐서 약 400개의 영어 단어에 불과했다.

중공이 새로운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공 관영 신화통신은 회담 직후 양제츠의 발언을 3천여 자의 장문으로 재확인했고, 시작부터 바이든 행정부에 다시 한번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즉 “중국 공산당의 집권 지위와 제도적 안전은 결코 훼손할 수 없으며, 이는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는 것이다.

과거 중공의 레드라인은 대부분 국가 주권 문제, 즉 홍콩·신장·티베트 문제였다. 사실에 부합하든 그렇지 않든, 최소한 “국가 주권은 침범할 수 없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기본 준칙이다. 단지 중공이 이 개념을 바꿔치기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중공이 바이든에게 제시한 레드라인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것은 중공의 전체주의 제도와 중공의 집권 합법성에 어떠한 비판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누구든 중공이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하면 중공의 레드라인을 건드린 것이 된다.

중공의 레드라인은 이른바 국익 수호에서 당의 이익 수호로 격상된 것이다. 이 레드라인의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다. 바로 ‘중공과 중국은 결코 분리돼선 안 되며 반드시 한데 묶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중공은 바이든 행정부를 바짝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지난 19일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은 회담 때 중국 측 대표의 표현에 대해 “과장된 외교 발언은 국내 청중을 겨냥한 것이다. 국내 청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대표단은 회담 일정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백악관의 이해는 ‘양제츠의 발언은 중국 국민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데 그쳤다. 이것이 바로 바이든이 크게 오판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양제츠의 발언은 분명 시진핑의 지시에 따른 것일 것이다. 그는 명령을 받고 폭언을 한 것에 불과하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 세계에 들려준 것이다.

양제츠는 베테랑 외교관으로, 자신이 전 세계 카메라 앞에서 내뱉은 10여 분간의 거친 발언이 어떤 여론을 불러일으킬지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의 발언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란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이 바라는 효과다. 바로 전 세계에 “미국은 이미 한물갔고, 중공이야말로 미래의 지도자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즉 그가 내부에서 말한 ‘동방이 떠오르고 서방은 가라앉고 있다(東升西降)’는 전략적 판단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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