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정 불법 장기이식 여전히 성행

Lee Jisung
2012년 10월 31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6일

인터넷 통해 브로커 활동… 中서 의사·간호사 초청해 마케팅도
“장기 출처 대부분은 중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 것”

중국 원정 장기이식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은 국내법은 물론 중국 법률상으로도 모두 불법. 지난 2011년 부산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가 국내 브로커 조모(48) 씨를 구속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자 장기이식을 알선하는 브로커 수가 급감하는 듯했고, 인터넷 카페도 대다수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은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식환자와 보호자들의 동호회 성격으로 카페를 만들어 모임을 유지하는 등 그 수법도 교묘해졌다.

취재팀에 의하면, 관련 카페에 가입하면 회원을 가장한 브로커들로부터 이식을 알선하는 연락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중국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를 초청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장기이식을 상담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또 장기이식 비용을 직접 소개하고 적극 장려하는 등 진료 상담을 가장한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었다.

중국 병원 측과 브로커들이 제시한 장기이식 비용은 신장이 8만 달러(약 9000만 원)였고, 간은 12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 정도였다. 입원비, 통역비 및 체류비용은 별도였다. 환자 상황에 따라서는 최대 3억까지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다. 수년 전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비용이다.

브로커들은 중국 현지 병원에서 확보한 장기 대부분은 중국인 사형수나 뇌사자의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 병원에서 초청받아 온 의사와 간호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간이식의 경우, 한국처럼 부분 이식을 하지 않고 간 전체를 이식할 수 있어 생존율이 훨씬 높다는 선전도 했는데 이는 장기공급자가 목숨을 잃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들의 말대로 사형수가 아니면 불가능한 이식방법이다.

더 큰 문제는 사형수의 장기로는 한국, 일본 등 해외 이식환자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캐나다 전 국무장관 데이비드 킬고어와 국제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가 ‘중국의 파룬궁 수련자 생체장기적출’에 대해 폭로한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많은 병원들이 공급받는 장기의 상당수가 무고한 중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이라고 한다.

파룬궁은 중국의 전통심신수련법으로 중국에서 유행했던 기공수련이다. 현재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중국정부의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탄압을 제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다.

2007년 11월, 원정 장기이식 실태

한국인 장기이식 브로커들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알선하고 이식 후 환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공시가격은 신장이 5만~6만 달러(약 6000만 원)였고, 진료기록부와 검사결과를 한국에서 의뢰한 날로부터 이식을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20일이었다.

간이식은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 내외며, 이식 대기시간은 20일 미만으로 신장이식보다 짧았다. 이식 비용은 현지 체류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었다. 취재팀이 만난 한 브로커는 장기 제공자가 사형수와 뇌사자라고 밝히며, 자신을 우한시 통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정식 브로커라고 소개했다. 카페에는 업무협약 서류와 현지 병원 소개가 상세히 나와 있었다. 브로커가 소개한 병원은 우한시 통지병원 외에도 광저우 제2인민병원 등이 있었다.

이들은 또 약 30명으로 구성된 상해 한국부 사무실을 중국 현지에 설립하고 활발한 알선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다음과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회원 가입 절차를 받는 비밀 조직 구조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 알선 카페가 최소 20개 이상 있었다.

2009년 8월, 중국 원정 장기이식 수술 성행

베이징 올림픽 전후로 중국은 원정 장기이식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 후 조사에서도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브로커는 여전히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카페 숫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한국인 환자들은 브로커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수술 진행 과정은 브로커가 이식 희망 환자의 진료기록부와 검사자료를 중국 병원 측에 보내고, 중국 병원에서 이를 검토 후 장기를 확보하는 데 착수한다. 환자는 중국으로 출국해 2~3일간 정밀검사를 받은 후 장기가 도착하는 대로 수술을 한다. 그리고 회복과 요양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입국하는 순서였다. 다수의 한국인 환자들은 치료는 한국 병원에서 받기를 희망해 수술만 중국에서 하고 한국으로 입국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1년 11월, 중국 원정 장기매매 사실로 드러나

부산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2011년 10월 21일, 중국 현지 장기 매매 브로커와 짜고 급성 간암 및 만성 신부전증 환자 등 94명에게 수술비 명목으로 1인당 1억 원을 받고 이들을 중국 병원에 알선한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모(48)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국내 알선 브로커 김모(66)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중국 현지 브로커 김모(35) 씨를 수배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국내 인터넷에 ‘새생명00’ ‘상해이식000’ ‘중국장기이식000’ 등의 이름으로 카페 7곳을 개설해 중국 원정 장기이식 희망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과 수배된 브로커가 활동한 카페는 1, 2차 조사에서도 접촉한 브로커들이 만든 것으로, 이들은 약 5년간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현재도 중국 원정 장기이식은 진행 중

최근에도 국내 브로커가 중국 병원 의사와 간호사를 초청해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 천진의 한 병원에서 왔다는 간호사는 지금까지 한국인 700여 명에게 이식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2007년 한국인 환자와 보호자 250명을 톈진으로 초청해 장기이식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07년이면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외국인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위생부에서 각국에서 제기된 파룬궁 수련자 장기적출 의혹을 부인하던 때였다.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에 불법 장기이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250명이라는 많은 수가 중국 병원에 초청을 받고 설명회를 듣고 왔다는 것은 그들의 선언이 표면적인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에도 중국에서는 100여 개 이상의 병원에서 해외 환자들에게 장기이식 수술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대기시간이 몇 년 전에 비해 늘었다. 적합한 장기를 찾기 어려운 O형 신장이식을 의뢰한 결과 2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는 상담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조사에서는 O형 신장이식의 대기시간은 2주에서 1개월이었다.

한편, 대한이식학회를 비롯한 국내 의료계 유관 기관 및 관계자들은 한국인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 사례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중국의 미흡한 수술로 인한 피해사례도 상당수 축적돼 있었다.

하지만 국내 유명 병원들이 브로커들과 관계를 맺고 환자를 소개해 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실질적인 조사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카페 모임에 병원 관계자가 참석해 중국 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받기 전 국내 검사와 진료자료 접수를 대행해 주기도 했다. 또한, 국내 유명 병원에서 소개를 받았다며 온 환자 가족들도 있었다.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중국은 큰 유혹이기 때문에 생명을 걸고 중국으로 원정 장기이식을 가는 환자들을 막는 데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을 원정 장기이식을 가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