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파룬궁 집회 참가자 폭행한 중국인, 벌금형 선고 후 풀려나

소피아 람(Sophia Lam)
2023년 12월 28일 오후 9:37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8:08

제주에서 중국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알리는 집회를 방해한 중국인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 12월 17일, 중국인 남성이 성산일출봉 입구에 세워져 있던 파룬궁 박해 폭로 패널을 발로 걷어차 훼손했다. 이 남성은 중국인 왕모 씨로 밝혀졌으며, 왕 씨와 함께 있던 다른 남성 또한 중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성산일출봉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찾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중국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상황을 알리는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를 진행한 제주 시민 정모 씨는 왕 씨의 행위가 의도적이었다고 봤다.

정 씨는 “남성 2명 중 왕 씨는 패널을 훼손했고, 다른 한 명은 그 과정을 촬영하는 등 서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정 씨는 왕 씨에게 “다른 사람의 재산을 파손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범죄”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왕 씨는 정 씨에게 다가와 정 씨가 쓰고 있던 모자를 들어 올리고는 촬영을 맡은 다른 중국인 남성에게 “정 씨의 얼굴을 잘 찍어 두라”고 했다.

이에 정 씨는 왕 씨에게 “여기는 중국이 아니라 한국 땅”이라고 재차 말했으나 소용없었다.

특히 촬영을 맡은 남성의 경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면서 와이파이 사용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정 씨는 “남성은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한국에 있는 중국 당국 관계부처에 보내려고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는 의도적인 공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촬영을 맡은 남성은 즉시 풀려났다. 재물손괴, 폭행, 집회 및 시위 방해 등 총 세 가지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된 왕 씨 역시 36시간 뒤 불구속 기소 처리됐다.

이들에 대한 우리 법원의 최종 판결은 이달 말까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에포크타임스는 제주지방검찰청에 연락했으나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논평을 거부했다.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단순폭행죄의 경우 벌금형 또는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폭행으로 상해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집회 도중 중국인 10 명이 몰려와 집회 기물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린 것이다. 당시 주모자는 현행범으로 연행된 검찰에 의해 벌금형으로 기소됐으며, 50만 원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

정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처벌이 너무 가벼울 경우 비슷한 사건이 세 번, 네 번 발생하며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022년 2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공산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지고 있다.|Chung I Ho/에포크타임스

해외로 확대되는 파룬궁 탄압…한국 정부에 행동 촉구

중국공산당은 모든 국가 조직체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 본토는 물론, 해외에서도 파룬궁을 탄압해 왔다. 여기에는 비밀경찰서 설립과 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 고용도 포함된다.

지난해 2월 미국 뉴욕 경찰은 중국계 미국인 정부츄를 증오범죄 및 4급 폭행죄로 체포, 기소했다. 뉴욕 플러싱에서 중국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을 알리는 전시대를 반복적으로 파손한 혐의다.

같은 해 12월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도 파룬궁 수련자를 공격한 중국인 자오강이 출국을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자오 씨는 폭행, 재물손괴, 기물파손 등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이후 피해자에게 사과했으며 별도로 현지 법원으로부터 3000호주달러(한화 약 264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 중국 비밀경찰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에도 비밀경찰서를 설치했으며 관련 업무를 위해 우리나라 중국 교민 및 유학생들을 고용했다고 알려졌다.

에포크타임스 미국 본사는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에 문의했다. 외교부는 “관련 부서에 확인한 결과 제공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고 답변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