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주 앞둔 베이징 법원, 파룬궁 수련자에 8년형

김윤호
2022년 01월 21일 오후 5:15 업데이트: 2022년 01월 24일 오전 11:57

베이징 거주 50대 화가…코로나19 ‘기밀’ 누설 혐의
“인권탄압국 오명 씻으려는 올림픽 앞두고 또 탄압”
中 인권변호사 “그대로 치르면 IOC 치욕으로 남을 것”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음 달 4일로 다가온 가운데 베이징 법원이 파룬궁 수련자에게 불법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베이징 시내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현장 상황을 에포크타임스에 전달한 혐의로 중국인 쉬나(許那·53)씨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정물화 화가인 쉬씨는 베이징 시내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촬영한 사진과 관련 정보를 에포크타임스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7월 19일 체포됐다.

쉬씨와 함께 10명이 같은 이유로 체포됐다. 이들은 중국인과 세계인에게 코로나19 확산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 그 대리인들의 압력에 맞서 진실을 보도해온 언론사인 에포크타임스에 위험을 무릅쓰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 현지에서 쉬씨의 변호를 맡은 인권변호사 셰옌이(謝燕益) 변호사는 “의뢰인은 결백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방역 상황에 대한 중국인의 알 권리를 충족한 공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쉬씨 등 11명은 전원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로 알려졌다. 파룬궁은 진실, 선량, 인내(眞善忍)를 원칙으로 하는 심신수련법이다. 1999년까지 중국에서만 7천만명 이상이 수련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공산당은 이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탄압을 벌여왔으나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에서는 파룬궁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과의 악연…2008년에도 체포

쉬씨 등 11명은 지난 2020년 말 체포됐으며 재판 없이 현지 구치소에 1년 이상 수감됐다가 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3주 앞둔 지난 14일 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쉬씨에게 11명 중 가장 긴 징역 8년을 선고했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각각 2~5년형을 선고했다고 셰 변호사는 전했다.

쉬씨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을 앞두고도 공산당의 탄압을 받았다. 베이징 경찰은 그해 1월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안정’을 이유로 대대적 단속을 벌였고 쉬씨의 남편인 위저우(于宙)씨는 파룬궁 서적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위씨는 체포되고 2주 만에 고문으로 숨졌다. 당시 나이는 42세였다.

쉬씨는 남편과의 이별마저 허락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녀가 남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고 같은 해 11월 3년형을 선고했다.

Epoch Times Photo
쉬나씨와 그녀의 남편 위저우씨 | minghui.org

수감된 쉬씨는 강제노역과 잦은 고문에 시달렸다. 고문은 파룬궁 수련을 포기하고 공산당에 충성하겠다고 서약을 맹세하거나 다른 수련자들을 ‘밀고’하라고 강요하기 위해 가해진다. 별 이유 없는 폭력과 구타 등 가혹행위도 벌어진다.

고문에도 파룬궁에 대한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쉬씨는 무시무시한 협박도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한 교도관은 정색한 표정으로 ‘뇌수술을 신청해서 뇌를 제거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쉬씨는 형을 마치고 풀려난 후 한 인터넷 매체에 “중국의 감옥은 생명이 아니라 인간성을 말살하는 지옥”이라고 술회했다.

중국 공산당, 개최 코앞 인권탄압 강화…올림픽 정신 위반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인권변호사 우샤오핑(呉紹平)은 쉬씨 등 11명에 대한 판결을 ‘불법 선고’라고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검찰과 법원은 혐의만 주장했을 뿐 쉬씨 등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 변호사는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실추된 정권 이미지를 세탁하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을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중국 공산당 치하 중국의 현 인권상황에 눈감지 말고 이를 방조하거나 심지어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IOC의 수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작년 8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쉬씨 등 11명 전원에 대한 석방을 촉구하며 인권탄압과 정보 검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국무부는 이들을 일종의 시민기자로 보고 이번 사건을 ‘언론자유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같은 달 성명을 내고 체포된 11명 전원을 즉각 석방하고 모든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종교 자유와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온라인 매거진 ‘비터 윈터’의 마시모 인트로빈 편집장은 “정권은 무기보다 진실과 자유로운 정보를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우 변호사는 “국제인권규범조차 지키지 않는 중국 공산당의 올림픽을 보이콧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각국은 올림픽 보이콧 선언으로 중국 공산당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혹은 실효적 보이콧을 선언한 국가는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리투아니아, 벨기에, 덴마크, 에스토니아 등이다.

‘살벌한’ 공산주의 중국에서도 인권변호사들 ‘생존’

한편, 인권탄압으로 악명 높은 중국이지만, 일부 변호사들은 인권보호를 위해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쉬씨를 변호한 셰 변호사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2015년 7월 9일 단행한 중국 내 인권활동가 체포작전 ‘709작전’에 항의하는 홍콩 시민들. 2017.7.9 | TENGKU BAHAR/AFP/Getty Images/연합

그는 중국의 가정교회 기독교인, 지방정부에 토지를 빼앗긴 농민들을 위해 싸워왔으며, 파룬궁 수련자들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7월 9일 공산당의 소위 ‘709’ 작전으로 다른 인권활동가 수백명과 함께 연행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셰 변호사는 수감 중이던 2016년 1월 ‘국가권력 전복’ 혐의로 기소됐으나, 수감 18개월 만인 2017년 1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국제인권단체와 해외 유력인사들의 구명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