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지는 中 희토류 카드…1분기 실적 60~80% 하락

강우찬
2024년 05월 2일 오후 1:51 업데이트: 2024년 05월 2일 오후 1:51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의 올해 1분기 희토류 매출이 5분의 1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의 기술 전쟁에서 ‘희토류 카드’를 무기로 휘둘러왔지만, 서방이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닛케이 아시아가 지난달 중국의 희토류 상장 상장기업 재무 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희토그룹’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9% 급감해 2억8900만 위안(약 55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광셩(廣晟)비철, 셩허(盛和)자원도 각각 3억4000만 위안(약 647억원), 2억1600만 위안(약 411억원)의 손실을 봤다. 베이팡(北方)희토만 5205만 위안(약 99억원)의 소폭 흑자를 봤다.

중국희토그룹은 선전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산업의 구조 조정이 가속화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 전체 희토류 산업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국립대만대학교 정치학과 천스민(陳世民) 교수는 “이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미중 기술전쟁의 여파”라며 “중국 공산당은 희토류를 협상카드로 사용했지만 그 바람에 각국이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결국 자국 희토류 산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희토그룹은 기존 대형 희토류 생산 국유기업인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五鑛)그룹, 간저우(竷州)희토그룹 등 3개 기업과 그 외 국유연구기관 2곳을 통폐합해 2021년 출범했다.

희토류 공급 창구를 하나로 일원화함으로써, 국제시장에서 중국 공산당의 가격 결정력을 높여 세계 희토류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지난해 생산량은 24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68%를 차지했다. 부존량은 전 세계의 38%에 그치지지만, 환경 오염이 심한 희토류 채굴 특성상 중국의 생산량 비중이 높게 유지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가 희토류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 교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비해,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자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며 “희토류 생산 분야에서 중국의 위상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하나의 광물이 아니라 전자 장비, 풍력 터빈, 전기 자동차, 심지어 군수품 제조에 필수적인 17가지 희귀 금속 원소를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