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귀환…‘오디세이’가 보여주는 ‘충실함’

워커 라슨(Walker Larson)
2023년 08월 8일 오후 5:0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2

<불완전한 제도 ‘결혼’의 의미>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집은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는 곳인 동시에 ‘우리’, 즉 남편·아내·자식이 공유하는 장소입니다. 가정에 대한 소속감은 가족에게 헌신하고 의무를 다할 때 온전히 나타납니다. 이러한 헌신에는 끊임없는 선택과 재확인, 그리고 ‘돌아옴’이 필요합니다.

호머는 ‘오디세이’에서 진정한 충실함의 영원한 귀환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영원하지 않은 존재에 대한 헌신

고대 서사시인 오디세이에는 전체에 걸쳐 ‘충실함’이라는 주제가 드러납니다. 이 주제는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와 그의 아내 페넬로페의 결혼 생활에서 가장 깊고 중요한 요소로써 표현됩니다.

서양 문학에서 페넬로페는 정절의 표본입니다. 그녀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러 떠난 남편이 돌아오기를 20년 동안 기다리며 오디세우스의 왕관과 침대를 빼앗으려는 구혼자들과 끝없는 싸움을 펼칩니다. 많은 여인이 전쟁터로 떠난 남편을 포기하고 재혼에 대한 압박에 굴복했지만,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결혼 서약을 지킵니다.

“하루 종일 한숨과 눈물에 빠져 있습니다.”

페넬로페는 마치 오디세우스가 바로 어제 떠난 것처럼 한탄하며 슬퍼합니다.

오디세우스도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슬퍼합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배를 타고 귀향하던 중, 강풍을 만나 표류한 끝에 전설의 섬 ‘오기기아’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정령 중 하나인 칼립소에 의해 7년 동안이나 섬에 갇혀 있게 됩니다.

호머는 오디세우스가 섬에 갇혀 지내는 동안 그의 마음이 온통 아내에게,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섬에 갇혀 슬픈 나날을 보내는 오디세우스에 대해 호머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는 절벽에 앉아 언제나처럼 그곳에서 울고 있었다. 흐느낌과 신음과 고뇌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부신 눈물로 황량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향해 칼립소가 내미는 달콤한 제안을 모두 거절하며 페넬로페에 대한 궁극적인 충실함을 보여줍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한 삶과 행복을 제안합니다. 심지어 오디세우스를 놓아주라는 제우스의 명령에 마지못해 그를 보내주면서도 끊임없이 달콤한 말로 그를 유혹합니다.

“당신 앞에 얼마나 고통스러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알게 되면 당신은 여기 머물며 나와 함께 영원한 존재로 지내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당신이 평생 그리워하는 아내는 필경은 없어지고 말 존재인 데다 나보다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부디 바른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칼립소의 유혹에 오디세우스는 밝게 빛나는 말로 화답했습니다.

“위대한 여신이여, 당신이 말하는 모든 것은 사실입니다. 저와 제 아내는 결국 죽어 없어질 존재이며 당신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하지만 저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귀환의 새벽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여신의 주장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결혼에 대한 맹세와 충실함을 지키고자 사랑하는 아내를 택합니다.

여기에는 결혼과 충실함에 대한 심오한 진리가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결혼 서약에서 했던 약속을 지킵니다. 호머는 오디세이를 통해 진정한 충실함은 마치 저 멀리 존재하는 여신과 같은 추상적인 ‘이상’을 버리고 자신이 약속한 실제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혼, 뿌리 깊은 제도

수많은 고난 끝에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에 도착해 페넬로페와 재회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신이 온전히 돌아왔음을 증명하며 그들의 결혼에 여전히 충실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충실함과 정절은 집으로의 끊임없는 귀환과 선택을 요구합니다. 충실함을 지켜내면 기쁨 또한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그러나 충실함과 기쁨의 순간이 연이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는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은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온’ 날, 그들은 서로의 충실함에 의해 더 크고 강렬한 기쁨을 얻게 됩니다.

한 사람과 영원을 맹세한 결혼 서약의 가치를 이어가며 상대에게 충실하면 우리 또한 그에 따른 기쁨을 분명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워커 라슨은 위스콘신에 있는 사립 아카데미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아내와 딸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영문학 및 언어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헤밍웨이 리뷰, 인텔리전트 테이크아웃, 뉴스레터 ‘헤이즐넛’에 글을 기고했습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영상화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