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D 기자, APEC 기간 ‘인권 시위’ 취재 중 피습

에바 푸(Eva Fu), 프랭크 팡(Frank Fang)
2023년 11월 17일 오후 4:47 업데이트: 2023년 11월 17일 오후 5:01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 소속 기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중국의 인권 유린 반대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도중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가 열리고 있던 미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근처 거리에서 NTD의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한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다.

이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날이었다. 이에 중국 민주화 운동 단체, 인권 단체 등 여러 단체가 중국 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파룬궁 수련자들도 마찬가지로 반중 시위에 동참했다.

당시 블레어 기자는 중국 정권이 탄압하는 파룬궁의 수련자들이 연 인권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이때 한 남성이 시위를 방해하려 시도했고, 블레어 기자는 카메라에 이 같은 모습을 담았다. 그러자 남성은 돌연 블레어 기자를 공격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중국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Zhou Rong/에포크타임스

취재에 나섰던 블레어 기자에 따르면, 갑자기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파룬궁 수련자들의 시위 행렬에 끼어들었다. 이 남성은 오디오 스피커를 발로 걷어차고 현수막을 뜯어내려고 달려드는 등 시위를 방해했다. 블레어 기자는 들고 있던 휴대폰 카메라에 해당 장면을 담았다.

그러다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남성은 블레어 기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블레어 기자는 “남성은 내 팔을 붙잡았다. 남성의 목표는 내가 들고 있던 휴대폰이었다. 남성의 손에는 금속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들려 있었는데, 남성은 이를 내게 휘둘렀다”며 “매우 빠르고 매우 격렬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다행히 근처에 있던 미 현지 경찰이 남성을 진압하며 폭력 행위는 더 심해지지 않고 거기서 그쳤다.

이 같은 모습은 블레어 기자가 끝까지 놓지 않고 있던 휴대폰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의 지아 준웨이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Eva Fu/에포크타임스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

블레어 기자를 공격한 가해자의 신원과 공격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블레어 기자는 “가해자는 그냥 미친 사람이거나 노숙자일 리가 없다”면서 “남성은 매우 적대적인 기세였고 목표물을 염두에 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건이 중국의 초국가적 방해 공작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그간 중국 공산당 정권은 자신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 대해 이와 유사한 일들을 저질러 왔다.

해당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이달 14일,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의 활동가 지아 준웨이는 시진핑이 방미 기간 묵는 곳이라고 알려진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레지스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친중파 시위대에 구타당했다.

지아 활동가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친중파 시위대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그들은 내 머리를 세게 발로 찼다. 몇몇은 바닥에 쓰러진 나를 장대로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에 인권운동가 거 카이잉이 서 있다.|Eva Fu/에포크타임스

지아 활동가와 함께 반중 시위에 나섰던 중국 상하이 출신의 활동가 거 카이잉 또한 친중파 시위대가 자신을 알아보고 포위했다고 전했다.

거 활동가를 둘러싼 친중파 시위대는 폭행과 함께 짐을 빼앗으려 시도했다. 거 활동가가 “(미국)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그제야 짐을 돌려주었다.

거 활동가는 에포크타임스에 “그들은 분명히 중국 정부의 요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들에게 불쾌감을 준 적이 없다. 그런데 왜 나를 폭행했는가? 그들은 미국 땅에 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