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하원의장 당선, 공화당 내 MAGA 상승세 입증”

케이든 피어슨
2023년 10월 31일 오후 2:49 업데이트: 2023년 10월 31일 오후 3:16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 주도한 매트 개츠 의원
“3주간 하원의장 공석은 매카시 방해 때문”

미국 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친(親)트럼프계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의 힘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매트 개츠 의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마이크 존슨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MAGA 운동의 힘이 강화되고 늪(Swamp·기득권 세력)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개츠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처음 발생한 하원의장 해임을 주도한 공화당 의원 중 하나다. 케빈 매카시 전임 하원의장은 지난 3일 해임결의안이 가결돼 의장직을 잃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해임 찬성에 투표한 가운데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가세하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후임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됐고 3주 넘게 공석 사태 이어진 끝에, 존슨 의원이 지난 25일 하원 전체 표결에서 총 429표 중 220표를 얻어 새 하원의장이 됐다.

개츠 의원은 전 트럼프 책사인 스티브 배넌의 팟캐스트 방송 ‘워룸’과의 인터뷰에서 “기득권 세력이 도망치고 있다. MAGA의 기세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하원의장 선거 결과는 공화당의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지애나를 지역구로 하는 4선의 존슨 의원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직적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한 바 있다. 동성 간 결혼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미국을 혼란으로 빠뜨린 학교 내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 교육에 대해서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슨 의원은 네 번째 후보로 지명돼 신임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그에 앞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톰 에머 하원 원내총무가 후보로 나섰다가 당선에 실패하거나 후보를 사퇴했다.

이를 두고 공화당 내분을 지적하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개츠 의원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매트 개츠 미 공화당 하원의원.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그는 존슨 의원이 네 번째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되기 전 극적인 통합이 가능할 뻔했으나 단 한 명이 거부해 무산됐는데 그 인물이 바로 매카시 전 의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에머 의원이 사퇴하고 네 번째 후보를 지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투표를 생략하고 여론조사만으로 존슨 의원을 후보에 지명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매카시 전 의장이 기명투표를 하자며 홀로 반대했다는 것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연락했지만, 매카시 전 의장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매카시는 의장에서 해임된 후 재선에 도전할 권리가 있었으나,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개츠 의원은 매카시가 후보로 나서진 않았지만 실제로는 재기를 노리며 막후에서, 앞선 3명의 후보를 방해했다면서 “네 번째 후보인 존슨 의원마저도 방해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전했다.

개츠 의원은 이후 무기명투표에서 매카시가 43표를 얻었으나 존슨이 과반 득표를 하면서 하원의장 후보에 지명됐고, 존슨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익명으로 다른 예비후보를 추천하도록 했으나 매카시를 추천한 숫자는 0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개츠 의원은 “지난 3주간 하원의장 공석으로 인한 하원 마비와 공화당의 혼란은 나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 목적에서 후임 하원의장 탄생을 방해한 매카시 때문이었음을 공화당의 모든 의원들이 알아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 25일 워싱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하원이 새 하원의장 선거를 실시하는 가운데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왼쪽)이 동료 의원들의 박수 속에 투표를 하고 있다. 그의 시선이 향한 맞은편에 있는 인물이 마이크 존슨 의원이다. | Alex Wong/Getty Images

개츠는 존슨 신임 하원의장 선출은 ‘늪(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에서 얻은 또 하나의 승리라고도 강조했다.

‘늪’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포함해 워싱턴 정가를 장악한 베일 속 기득권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다. 2016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승리한 트럼프가 MAGA 구호와 함께 자주 사용한 단어이기도 하다.

개츠 의원은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존슨 신임 하원의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존슨은 열정적이고 예리한 인물”이라며 “정의롭고 애국적인 미국인 가정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원의장 선거에서 경쟁했던 에머 의원과 스칼리스 의원도 존슨 신임 하원의장의 당선을 축하한 바 있다.

에머 의원은 “마이크(존슨 하원의장)는 공화당이 유권자에게 한 약속을 계속 이행하며 공화당 의원 다수를 통합할 인물”이라고 말했고, 스칼리스 의원은 “존슨은 자신의 이익보다 대의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존슨 신임 하원의장은 지난 25일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하며 “신(The God)께서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신 목적이 있다”며 “오늘 우리는 신이 주신 은사를 사용해 이 위대한 나라의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한 후 “(의회는) 미국인들을 위해 다시 일할 준비가 됐다”며 “하원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의사당에서 마이크 존슨 신임 하원의장이 선출 직후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Chip Somodevilla/Getty Images/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