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연구자로 활동하며 한국에서 파룬궁과 미국 션윈예술단의 내한공연 비방 활동을 벌이던 잡지사 기자 겸 대표가 고소됐다.
국내 공연전문기획사 (주)뉴코스모스미디어(대표 이창식)와 한국파룬따파불학회(학회장 권홍대)는 28일, 모 잡지사 발행인 겸 기자 A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이날 고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션윈예술단의 내한공연 전 주최사인 (뉴)코스모스미디어 측은 주관사인 학회 측과 계약을 맺고 공연 홍보와 마케팅, 극장 대관 등 업무를 추진해왔으나 A씨의 상습적 비방과 업무방해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션윈예술단은 2006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됐으며 이듬해부터 매년 중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고전무용과 연주, 성악 등의 프로그램으로 세계 순회 공연을 치른다. 전통문화 부흥을 취지로 내세우며, 공연단은 파룬궁 수련생들로 구성된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션윈예술단의 프로그램 중 파룬궁 관련 내용이 있고 단원들이 파룬궁 수련자라는 이유를 들어 내한공연 때마다 전국 공연장을 따라다니며 공연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연 내용이나 공연 관계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시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확성기로 불쾌감을 일으킬 정도의 큰 소리로 막말을 일삼고, 신원 미상의 10여 명을 동원해 공연 내용과 관계자에 관한 비방이 적힌 현수막 등을 전시하고 자료물을 배포해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공연에 대한 혐오감과 거부감을 일으키려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션윈 내한공연이 진행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에 걸쳐 공연장인 서울 중구 남산 국립국장 입구에서 신원 미상의 10여 명과 같은 수법으로 공연 방해를 시도했다.
특히 17일 오후 8시 40분경에는 일부가 공연장 2층 객석에 난입해 공연을 비방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펼치는 등 도가 넘은 행위를 벌이다가 극장 직원들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고소인 측은 A씨가 공연장 난입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지만, 범죄를 공모했을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공안국이 주목한 한국의 주요 활동가
A씨는 이대복 씨가 운영하던 잡지사의 취재기자 출신이다. 그녀는 이씨와 긴밀하게 이단 판별 활동을 벌여왔으며, 2013년 4월 이씨가 사망한 후에는 잡지사를 이어받아 운영해 왔다.
통일교 간부 출신인 이씨는 생전에 기독교로 개종한 후 이단연구가로 활동해 왔으며 비판 측으로부터는 ‘자의적 기준’으로 이단을 양산해 종교계를 어지럽혀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씨는 종교인을 자처하면서도 기독교를 포함해 종교를 탄압하는 중국 공산당 및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 사이비종교대책위원회 중국지부를 설립하는 등 중국 공산당에 협력했고 중국 공안의 요청으로 중국에 있는 한인 교회를 이단으로 몰아 해체시킨 전력이 있다.
고소인들은 이씨의 ‘후계자’인 A씨가 중국 공산당의 부역자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영세한 잡지사 대표인 A씨가 션윈 기간만 되면 지방까지 쫓아다니며 10여 명을 동원해 공연장 앞에서 집회를 열거나, 주요 일간지에 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비방 선전물을 게재하는 등 ‘큰 씀씀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중국 공안국의 ‘중국반사교(反邪敎)네트워크’에 한국의 주요 활동가로 소개된 것도 그런 의혹을 짙게 하는 부분이다.
중국반사교망은 2019년 10월 25일 자 게시물에서 A씨를 “한국의 반사교 연구 전문가”로 전하며 서울역 앞 광장 등 국내에서 펼친 파룬궁 비방 사진전 등을 주요 활동으로 소개했다.
반사교망은 파룬궁 탄압 전담기구였던 610판공실의 공식 웹사이트였으나, 2018년 610판공실 해체 후 공안국에 운영이 이관됐다.
610판공실은 정식 명칭이 ‘중앙 파룬궁 문제처리 영도소조 판공실’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직속기구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조직이었다. 현재는 중앙 조직은 해체됐지만 지방 조직은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서 명예훼손 등 형사범죄 유죄 판결 전력
A씨는 다수의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도 있다.
그녀는 이번 사건과는 다른 사건에서 2019년과 2015년 각각 대법원에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상의 명예훼손’ 등 유죄 판결로 벌금형이 확정됐다.
고소인 측 김주현 변호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검증을 위한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더라도 그 표현 자체가 피해자의 명예에 치명적 손상을 가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비판을 하려면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료나 그에 근거한 진술 등을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해야 한다”며 A씨가 사실 확인 없는 표현이나 명백한 허위사실로 션윈 공연을 방해하고 비방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29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