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가귀’ 정밀 예술의 극치 고려 나전칠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요

이연재
2022년 01월 31일 오전 9:19 업데이트: 2022년 01월 31일 오전 9:19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갖가지 모양으로 오려 장식한 나전칠기 합(盒)입니다. 가운데 국화 무늬를 새겨넣고, 주위에 작은 꽃잎 모양 조각을 깨알같이 붙였습니다. 본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가치가 돋보입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작품으로, 일본의 유명한 고려 나전칠기 전문가가 소장해왔는데 2020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노남희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나전 칠기 가운데서도 온전한 모습으로 남은 게 지금 전 세계에 3점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그중에 1점이고 나머지 2점은 여전히  외국에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은 고려시대의 나전칠기가 ‘세밀가귀 (細密可貴·세밀하여 귀하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세밀하고 정교한 기술로 유명했는데 고려시대 나전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로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승려가 수행할 때 벌레를 쫓는 도구로 사용했던 ‘불자’입니다. 주황색과 노란색의 꽃무늬를 새겨넣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고려 나전은 바다거북의 일종인 ‘대모’ 등껍질과 전복 껍데기 등을 얇게 갈아 장식의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나무 표면에 여려 겹으로 옻칠을 하고 실톱으로 문질러 모양을 낸 껍질을 붙이는 ‘줄임질 기법’입니다.

나전의 두께는 0.5mm 내외. 손으로 집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1500년의 시공을 초월한 장인의 정밀한 예술이 극치를 이룹니다.

[노남희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

“한국 나전칠기의 특징은 자개 가공법이 다른 지역 나전 칠기나 자개를 활용했던 다른 지역의 칠기들에 비해서 굉장히 정교하게 발전한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에 들어가면 자개를 얇은 선처럼 가공해서 그 자체를 이어 붙여서 산수화 같은 것도 표현을 하고요. 또 그것을 반복되게 이어 붙여서 기하학적인 무늬도 만들고 또 두꺼운 자개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망치 같은 걸로 깨뜨려서 균열을 주고 그것을 굉장히 자연스러운 멋으로 활용을 한다든지..”

바다의 보석, 빛의 예술로 불리는 나전칠기는 불화, 청자와 함께 고려를 대표하는 예술품입니다. 고려 나전칠기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시아 각지에서 발전한 다양한 칠공예 기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표면에 금가루를 뿌려 붙이는 일본의 마키에 칠기와 국내에선 보기 힘든 중국 상하이박물관 소장 중국 조칠기 30여 점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3월 20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NTD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