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못해도 좋아” 실패 가르치는 핀란드식 교육법

제이든 오
2024년 02월 15일 오후 2:3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5일 오후 2:38

성공 위한 실패보다 실패에 맞설 용기에 초점

핀란드의 ‘실패 교육’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그 방법은 간단하다. 즉, 아이들에게 실패를 경험하게 하고 실패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무작정 ‘성공한’ 사람을 따라 배우려고 하지만 실패를 맛보는 것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이 있다. 실패에 용감하게 맞서며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미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환경에 놓여 있다.

핀란드에는 성공한 인물이 많지만 그들은 오히려 성공을 내세우지 않고 10월 13일을 ‘국제 실패의 날’로 선언했다. 이날 핀란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패를 경험한다. 그리고 실패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실패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다.

국제 실패의 날은 100여 년 역사의 핀란드 알토(Aalto) 대학의 기업가 서클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실패를 즐겁게 반성하는 이 행사는 처음에는 대학 내에서만 열렸지만, 많은 네티즌의 지지를 받으며 ‘실패를 공유하는 것’마저 인기를 끌게 됐다.

Alena Darmel/Pexels

실패도 자주 하면 면역력 생긴다

핀란드 문화교육부 국제교류센터 소장 파시 살버그(Paasi Sahlberg)는 “대부분의 학교와 가정은 자녀 교육에서 오직 성공만 추구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엄격함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의존하는 것임을 모르고 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의 혁신을 위한 실패의 역할을 조언하는 스웨덴의 심리학자 새뮤얼 웨스트 교수는 2017년 ‘실패 박물관’을 설립했다. 그는 이 박물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의 실패 사례를 모았다. 예를 들어, 할리 데이비슨의 향수, 코카콜라의 커피 등을 소개했다.

남성적이고 강한 이미지로 향수 제품을 출시한 할리 데이비슨은 아무리 충성심이 강한 고객을 확보했더라도 기존 제품과 범주 차이가 큰 분야에선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알토 대학의 창업 동아리 대표인 엘리나 우텔라(Elina Uutela)는 “사람들은 성공 그 자체보다는 성공하는 과정에서 자주 자신의 성장과 변화를 흥미롭게 느낀다”고 말했다.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훈련이 바로 요즘 사람에게 부족한 것이다.

넘어지면서 배우는 핀란드의 스키 학습

핀란드 아이들은 4~5세부터 스키를 배우는데 이때부터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스키를 타다 보면 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넘어지는 연습이다. 스키 강사가 넘어지는 시범을 보이면 학생들은 기꺼이 넘어지는 연습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넘어지면 바로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인생도 스키와 마찬가지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이 조금 크면 로켓 제작에 도전하게 한다. 재료와 구성은 아이들의 재량에 맡기고 모르는 부분은 학교에서 고용한 전문가와 상의한다.

어른들은 옆에서 보기만 하고 모든 제작 과정은 아이들에게 달렸다. 재료를 가공하다 다치면 반창고를 붙이고 계속한다.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고, 좌절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완성된 로켓이 잘 날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세상에는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은 대개 후자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에 대한 갈망이 지나치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