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눈덩이처럼…함부로 썼다간 인생 망하는 ‘리볼빙’

연유선
2024년 01월 31일 오후 1:49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후 1:49

지난달 카드값이 많이 나온 청년 A씨, 그에게 악마의 유혹이 시작됐습니다.

당장 내야 하는 카드값이 부담스러워 고민하고 있던 찰나 휴대폰 메시지로 리볼빙 가입 안내가 왔기 때문입니다.

신용도 하락으로 직결하는 연체도 예방할 수 있고 당장 부담해야 하는 카드값이 적어져 아주 좋은 상품처럼 보였습니다.

리볼빙(일부금액이월결제약정)이란, 신용카드 결제 대금의 일부만 당월 결제하고, 남은 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스스로 이월할 금액을 최소 10%부터 최고 100%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요, 당장 갚을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기능입니다.

리볼빙은 당장의 카드 빚 연체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리볼빙의 수수료율은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합니다. 신용점수가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도 연 14% 안팎의 금리를 적용합니다.

적은 돈으로 시작했던 리볼빙이 순식간에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한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이 나를 덮치는 겁니다.

리볼빙이 무엇인지 아직 잘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한번 예시를 들어보죠.

만약 리볼빙 약정결제비율이 30%이고 카드값이 매달 300만 원인 경우 어떻게 될까요?

첫째 달에 내야 할 카드값은 300만 원의 30%인 90만 원이고 210만 원은 다음 달로 넘어갑니다.

둘째 달, 이월된 210만 원에 당월 사용 카드값 300만 원을 더합니다. 이 금액의 30%인 153만 원이 카드값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남은 357만 원은 또 다음 달로 넘어가죠.

이렇게 가다 보면 셋째 달엔 갚아야 할 카드값이 459만원, 넷째 달엔 532만 원이 됩니다.

심지어 여기에 고금리의 수수료까지 내야 합니다. 빚이 점점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굴러가는 거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연체 총액은 2조 51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3398억 원) 대비 53.1%(7118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8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연체 총액은 2022년 3월 말(1조 2568억원)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9월 들어서 처음으로 2조 원을 넘겼습니다.

리볼빙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카드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입니다.

리볼빙 가입을 권유하는 홍보 전화나 홍보 문자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신용카드 발급 당시 자세한 설명 없이 리볼빙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볼빙에 가입되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금융에 무지한 청년층이 멋모르고 가입했다간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자산 형성이 잘 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단돈 몇백만 원도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사 앱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대출과 달리 상환 기간이 없다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리볼빙은 다른 빚과 달리 독촉이 없습니다. 따라서 부채가 늘어나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지출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른 ‘빚’을 내서라도 리볼빙 서비스로 쓴 돈을 최우선 순위로 갚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