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바이든의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지시가 중국에 날린 4연타

2021년 6월 1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에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기원 문제가 국제사회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세계보건총회(WHA)와 관련해, 중국에 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신속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급한 불을 끈 미국이 방화범은 누구인지 ‘이제는 따질 때가 됐다’며 공세로 전환했음을 나타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기관에 9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며 석달 뒤 모종의 행동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대통령의 선전포고를 신호탄으로 미국의 주요 정치인, 기업도 제각각 행동에 돌입했다.

미 합참의장 “ 바이러스 진상 규명 필요”

첫 일격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가했다.

밀리 장군은 지난 26일 밤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을 마치고 돌아오는 군용기 안에서 폭스뉴스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인식이 1년여 전과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아직 어떤 다른 증거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도 바이러스의 기원을 확인할 수 없다. … 하지만 세계가 지금까지 바이러스의 기원을 알지 못하게 된 원인은 중국 정권에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 (중국 측의) 상당한 은폐 활동이 있었고,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밀리 장군 발언의 핵심은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든 우선 진실을 감추고 조사를 방해한 중국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발언은 미군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을 찔렀고, 중국 지도부는 빠져나가기 어렵게 됐다. 중국 공산당이 전염병 실상을 은폐해 대유행을 초래했다는 증거는 많다. 세계 각국도 이를 수집하고 있다.

미 의원 “중국이 조사에 응하도록 입법 추진”

두 번째 일격은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이 날렸다.

그레이엄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재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추진하는 제재 법안의 핵심은 중국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개방해 국제사회가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할 때까지 압박하는 것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해 5월에도 ‘중국 코로나19 책임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원인에 대해 분명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미국 대통령이 자산 동결, 여행 금지, 비자 철회, 대출 제한, 미국 주식시장 상장 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은 상원의원 8명이 공동발의하며 지지를 얻었지만, 제재 강도가 너무 강력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다가 대선 논란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이 법안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의 코로나 인위적 발생 게시물 허용

세 번째 일격은 페이스북이 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이 나온 당일 소셜미디어 공룡 페이스북도 코로나19의 ‘인위적 발생(man-made)’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바이러스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을 ‘음모론’, ‘사실호도’라며 검열해왔던 페이스북이 내린 결정으로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26일 이메일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협의해 코로나19의 인위적 발생 가능성을 거론하는 게시글을 더는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코로나19 기원 논의가 진전될 때마다 발을 맞춰나가기 위해 보건 전문가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과 동향이 나올 때마다 콘텐츠 정책을 갱신하겠다.”

페이스북의 태세 전환은 상황이 전반적으로 변화했음을 말해준다. 페이스북은 정책변화에 따른 기회를 예리하게 포착해온 기업이다.

‘실험실 유출설을 계속 검열하면 화가 된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이처럼 진보적이지 않은 방침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실험실 유출설을 비웃었으나 최근에는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파우치 소장이 실험실 유출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발언하자 “소인배”라고 몰아붙이면서 “중국 과학자들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은 흥미롭다. 중국 관영매체는 파우치 소장을 향해 ‘과학 정신을 배반했다’는 게 아니라 ‘중국 과학자들을 배신했다’고 했다.

마치 파우치 소장이 중국 과학자들과 어떤 밀약을 맺기라도 했다는 뉘앙스다. 관영매체의 단순한 어휘 선택 실수일까?

‘바이러스 관련 정보 해제’ 촉구 법안 통과

미국 의회도 행동에 나섰다. 미 상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지시한 당일 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코로나19 기원의 잠재적 연관성에 관한 모든 정보를 90일 이내에 비밀 해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조사를 요구했지만, 의회는 미국이 확보한 정보의 전면 공개를 촉구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아닌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압박이다. 게다가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됐다는 것은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까지 지지하는 초당적 합의가 있었다는 의미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까지 26일 중공 바이러스 기원 조사 결정을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이 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방해해 왔다고 비난했다.

쉬프 위원장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왼쪽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는 미국이 보수·진보, 좌우파를 떠나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나타낸다.

바이든 정부는 왜 갑자기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까? 게다가 전체 권력기관과 좌파 언론들까지 함께 집단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분명 바이든이 졸다 깨어나 엉겁결에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바이든의 결정에는 두 가지 중요한 배경이 있다. 하나는 미국은 물론 주요 서방 동맹국들에서 전염병 확산세가 크게 수그러들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백신 접종 덕분이든 다른 요인 때문이든 전염병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이는 각국 정부가 뒤늦게 바이러스 기원 조사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염병을 통한 패권’을 노리는 공산 중국의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방역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각국의 발언권을 발탁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추세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장차 중국 공산당은 ‘전염병 확산의 죄인’에서 어느 순간 ‘방역의 선진 모범’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미국은 책임 추궁은 고사하고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 이는 좌우가 나뉘어 집안 싸움 벌일 사안이 아니란 것이다.

중국은 백신외교를 전개하며 구원자로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으나, 이는 바이러스 공격에 이는 백신 공격으로 다른 형태의 생물학전이다. 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반격은 중국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바이러스 기원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사실만 밝혀지면 인공 바이러스든 단순한 실수이든 중국 공산당은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다. 전염병을 통해 패권을 잡으려는 야욕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조사 촉구는 국제사회 리더십을 쟁탈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야욕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는 강력한 고리가 되고 있다.

사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몇몇 국가들은 중국을 압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있어서는 모두가 전례 없는 행동 일치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모두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바이러스 확산 책임 추궁에 있어 미국이 앞장서주기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미국은 대선 분쟁으로 바이러스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비화되고, 여기에 정치적 올바름(PC)이 개입해 바이러스 책임론을 ‘음모론’으로 몰아붙이면서 리더 역할을 하지 못해왔다. 그 사이 각국은 자국 내 사태 수습에 골몰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은 모처럼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있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여론이 급반전됐고 국제사회도 거의 동시에 이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하늘이 내린 기회다.

/탕징위안(唐靖遠)·중국문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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