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국의 포위망에…중국, 러시아와 ‘등 맞대기’ 전략

청샤오눙(程曉農)
2022년 01월 3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1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30일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한 이날 발언에서 “중·러는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는 강대국으로, 양국이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의미가 있다”며 내정 간섭 반대를 강조했다.

내정 간섭 반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조를 거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 배치해 위기감을 고조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동진(東進)을 막고 우크라이나의 국방 주권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소련 시대의 외곽 방위지대를 재건하기 위해서다. EU는 속수무책이다. EU의 리더인 독일이 러시아의 에너지 ‘올가미’에 걸렸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이 기회를 틈 타 푸틴에게 중국과 러시아가 ‘백투백(back-to-back·등을 맞대고 서로 뒤를 엄호함)’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러 양국은 군사 전략적으로 신뢰체제를 구축할 수 없다. 러시아가 중국을 경계하고 대비하는 심리가 뿌리 깊은 데다 러시아가 중국 공산당의 침투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화약고 터뜨릴까?

러시아의 10만 대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해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화약고다.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것은 군사적 위협으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압박하기 위함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비우호적’ 행위에 대응해 ‘군사적·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유럽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인가? 동아시아 정세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들은 우크라이나가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다.

대국(大國)이 국제 대결을 일으키는 패턴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군사적 위협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인데, 그 특징은 분명한 외교적 목표가 제시된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바로 이러하다. 다른 하나는 군사적 위협으로 무력의 유효성을 시험해 상대방의 양보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위협을 가하는 쪽은 외교적 목적 없이 군사적으로만 상대방을 공략하려 한다. 대만해협의 위기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분명한 외교적 목표는 무엇인가? 러시아 외무부는 12월 17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나토와 미국에 러시아의 국가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협정 초안을 제시하고 1개월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 초안은 △나토가 옛 소비에트 연방국들에 대한 지지와 군사협력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옛 소비에트 연방국들의 나토 가입을 금지하며 △러시아와 나토가 적대 관계를 끝내고 무력 사용을 피하며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과 핵무기의 자국 밖 배치를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4일(현지시간) 루한스크주의 노보아이다르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전개하며 탱크를 이동시키고 있다. 2021.12.15 | 로이터/연합

이 문건은 구소련 붕괴 후 나토가 동진해 발트 3국과 폴란드에 배치한 병력을 철수시켜 미소 냉전시대 소련의 국방권을 회복하고 동유럽 국가들을 다시 세력권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미국과 EU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푸틴은 이를 통해 전략 목표를 이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EU의 리더인 독일은 왜 스스로 손발을 묶었는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럽 안보의 주요 위협으로 떠올랐고, 러시아의 협박이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 폴란드의 국가 주권과 국가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가 제시한 협정 초안은 나토를 겨냥한 군사 의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외교 협상에 반드시 참여해야 할 주역은 나토에 속한 EU 회원국들이다. 그러나 EU는 유럽 방위와 EU 회원국들의 안보가 걸려 있음에도 침묵하고 있고, 나토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상한 입장을 취하는 근원은 독일에 있다.

독일은 EU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리더 국가는 지금 자국 정부의 정책 실패로 EU는 물론 유럽 전체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독일의 실패한 정책은 주로 앙겔라 메르켈 정부 시절 추진한 두 가지 정책을 가리킨다. 하나는 좌파의 그린에너지 정책을 수용해 천연가스 비중을 끊임없이 늘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는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다.

2017년부터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 비중은 전체 천연가스 소비의 40%를 차지한다. 독일의 에너지 의존도가 지나치게 러시아에 편중돼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독일이 에너지를 무기화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이 스스로 ‘올가미’를 목에 걸자 러시아는 이제 올가미를 죄기 시작하면서 EU 국가들을 압박해 전면적인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 독일이 정치·경제·국방 위기를 겪는 3중고에 빠진 것이다.

러시아가 협정 초안을 제시한 후 12월 21일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수송량을 줄이기 시작하자 가뜩이나 비싼 독일의 전기요금이 25%나 뛰었다. 추운 겨울철에 가스 대란이 벌어지자 아이러니하게도 서유럽 국가들은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린에너지 정책이 저절로 무너진 것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올가미’에 목이 졸린 독일은 군사적으로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 장기간 국방비를 감축해 군사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독일은 경제·군사·외교 3개 분야에서 러시아의 협박에 대응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것은 심각한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독일에 경고한 바 있고, 지금은 그것이 현실이 됐다. 독일 정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주권이 앞으로 워싱턴이 원하는 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유럽의 주권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우겼다.

독일이 러시아의 협박을 받으면서 이제 EU 회원국의 주권과 국가 안보도 위험한 지경이 됐다. 원인 제공자이면서도 대책이 없는 독일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EU와 나토도 대책이 없어 언제 악화할지 모르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방치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중국, 군사적으로 백투백 전략을 쓸 수 있을까?

유럽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제기될 때 시진핑은 푸틴 대통령에게 백투백 전략을 제시했다. 중국과 러시아 중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다른 한 나라가 군사적 개입을 통해 엄호한다는 것이다. 푸틴과 시진핑은 15일 화상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양국은 군사동맹을 결성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서로가 기댈 수 있는 후방을 구축할 용의가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백투백 전략을 외부의 도전에 대응하는 버팀목으로 여긴다.

러시아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의 알렉산드르 로마노프 부소장은 “양측은 모두 자신의 적수와 맞서고 있음을 안다. 러시아는 서방과 맞서고 있고,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맞서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백투백 전략으로 뒤에서 엄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 두 나라 사이에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중·러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짐으로써 권위주의 대국연합이 다시 출현해 민주국가 동맹에 맞서게 되지 않을까?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려면 중·러 양측이 상호 이용하는 이면에 신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상호 신뢰가 없다면, 백투백 전략은 일시적인 정치적 협력일 뿐 군사상의 동맹을 구축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양국이 백투백 전략을 실행하는 데는 하나의 전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군사동맹을 결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2일 러시아 유력 싱크탱크인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연례 회의에서 영상메시지로 국제 정세를 논의하면서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군사동맹을 맺을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군사동맹은) 필요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상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2019년 말 연례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현재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동맹을 결성할 생각도 없다”고 답했다.

푸틴은 두 차례나 중·러 군사동맹을 부정했지만, 지난해엔 ‘이론적’으로는 ‘상상할 수 있다’는 가설적 언어로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만들어냈다. 물론 서방을 현혹하기 위해서다.

왜 푸틴은 중-러 군사동맹에 흥미가 없을까? 러시아 엘리트들의 말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언론인 블라디미르 포즈너(Vladimir Pozner)는 지난 3월 25일 ‘모스크바 메아리(Echo of Moscow)’ 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이야말로 러시아의 가장 큰 위협이고, 러시아의 유일한 대응책은 미국과 동맹을 결성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포즈너 | Dmitry Rozhkov/위키커먼스

그의 이 관점은 적지 않은 러시아 엘리트들의 진실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포즈너는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1960년대부터 소련 언론의 시사논설가로 활동하면서 주로 소련의 대외선전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는 소련 붕괴 후에도 언론계에서 활약하며 러시아 TV아카데미 원장을 지냈고, 현재 최대 러시아 국영 1TV 채널에서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관점을 몇 마디로 요약하면 ‘중국은 글로벌 패권을 추구하고 전 세계 리더가 되려 한다’ ‘자신은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중공의 위협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러시아가 중공에 대응할 유일한 방법은 미국과 동맹을 맺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당국이 중공에 다가가는 정책을 추진할 당시 중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중공의 위협이 코앞에 닥친 후에 깨달아 봐야 그때는 이미 늦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엘리트들은 왜 중공을 경계하는가?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은 한때 몽골인, 돌궐인, 타타르인, 흉노, 선비(鮮卑) 등 아시아 유목민이 살았던 곳이다. 러시아인들은 중국과 중국인을 지칭하는 러시아어 키타이(Китай)가 거란의 족명(族名)인 점을 들어 아시아에서 시베리아로 건너온 사람은 모두 거란인이라고 여겼다.

또한 시베리아(Сибирь)라는 지명이 선비 민족의 족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아 고대 선비인들이 맨 처음 그곳에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차르 시대의 러시아는 태평양까지 국토를 확장했는데, 오늘날 러시아의 국장(國章)은 머리가 둘인 쌍두 독수리로, 한쪽은 서방을 바라보고 한쪽은 동방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동쪽 땅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인들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엘리트들이 중국을 경계하는 이유를 알려면 러시아 동북부, 즉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1988년 말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모스크바까지 갔다가 내친김에 서독의 수도 본까지 간 적이 있다. 당시 시베리아 인구는 이 철도 연선에 집중돼 있었다. 기차로 4시간가량 달려야 중소 도시 하나를 볼 수 있을 정도였는데 도시들은 낙후한 데다 공장도 낡고 주민들도 가난했으며, 도시를 벗어나면 작은 마을이 드문드문 있을 뿐 대부분 황량한 벌판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나빠졌다. 현재 러시아의 극동 지역의 상주 인구는 ㎢당 1명꼴로 줄었다.

하지만 4300km에 달하는 중-러 국경선의 중국 쪽에는 수천만 명이 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러시아에 가서 일하거나 장사를 할 수 있다.

러시아는 동서로 나뉘며, 경계선은 우랄산맥과 예카테린부르크이다. 이것은 유라시아 경계선이기도 하다.

이 경계선 동쪽은 이미 공동화됐다. 인구가 서쪽으로 대거 이동해 도시들은 물론 공장들도 텅 비다시피 했다. 러시아의 국토 절반이 황폐화된 것이다. 이에 반해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 이 지역 러시아인들은 중국 이민자를 환영한다. 유입된 중국인들에 힘입어 경제가 살고 러시아 동부 지역이 흥성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러시아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는 달리 중국인의 유입을 환영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돼 중국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면 러시아에는 위협이 된다. 이것이 바로 모스크바의 엘리트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가 중공과 진정한 전략적 협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러시아가 안고 있는 문제, 즉 동부 지역의 내재된 위험에 대한 항구적인 불안감으로 인해 중·러 양국은 완전히 연대하지 못하고 상호 이용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6일 푸틴의 오른팔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러시아 과학원 시베리아 캠퍼스의 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로 옮기고 인구 30만 명이 넘는 중심도시 5개, 즉 총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쇼이구 장관은 2012년부터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전략적 안보를 위해 수도를 이전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다. 그는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엘리트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러시아 동북부의 국토가 중국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중공의 대러시아 첩보활동, 잇따라 타격

중공은 러시아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를 상대할 때나 마찬가지로 앞에서는 우호를 외치고 뒤에서는 등에 칼을 꽂는다.

소련이 붕괴한 후에도 러시아에는 줄곧 공산당이 존재했다. 공산당은 지난 세기 마지막 10년 동안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20~25%의 득표율을 올렸는데, 지금은 세력이 쇠퇴하고 있다. 푸틴은 지난 9월 공안부서에 러시아 공산당 수뇌부에 대한 체포작전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라고 지시하고, 러시아 공산당 중앙위원회 건물과 러시아 공산당 모스크바 시위원회 건물을 3일간 가압류했다.

모스크바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을 축출하기 위해 장기간 러시아 공산당을 지원해왔고, 최근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와 러시아 공산당 고위 관리들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금전 등의 지원을 받고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다.

러시아 공산당 고위층은 자주 중국에 가서 여행도 하도 강연도 한다. 주가노프는 중국에서 책 3권을 출간했고, 손자 한 명이 중국에서 유학했다. 중국과 가까운 이르쿠츠크주(州)의 전 주지사 레브첸코 가족은 1년 중 3분의 1을 중국에서 지낸다. 중국 공산당의 편의 제공으로 이뤄지는 이런 것들은 모두 은밀한 뇌물이다.

그러니 푸틴과 시진핑이 서로를 지지한다고 말해도 그것은 외교적 수사일 뿐, 중공에 대한 러시아의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푸틴이 러시아 공산당 간부들을 체포한 것은 러시아 정치계에 침투하지 말라고 중공에 경고한 것이다. 이 밖에도 러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파이 중에는 중공이 포섭한 자가 많다. 다음은 2021년에 발생한 스파이 사건 3가지다.

  • 올 1월 항공기·함선 엔진을 생산하는 업체의 베테랑 엔지니어와 임원 2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퇴직 후 엔진 제조 기술을 중공에 제공하고 관련 분야의 기술자를 양성해 주었다.
  • 2월 25일 러시아와 몽골 국경에 인접한 치타시는 중국 스파이 기관을 위해 정보를 수집한 주민 1명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보를 수집한 곳은 중공군을 방비하기 위해 설치한 지역 군사지휘센터였다.
  •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3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시 법원은 항공연구소 강사 알렉세이 보로비예프(Alexei Vorobyov)에게 무기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기술 정보를 불법으로 수출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결하고 징역 20년과 벌금 1백만 루블을 선고했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범행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무기 부품 밀수 등에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모스크바 항공연구소는 러시아의 항공 및 우주 분야의 최고 학부이자 연구기관이다. 보로비예프는 이 연구소의 로켓엔진 연구실 강사로 액체연료 로켓엔진 설계 분야의 전문가다.러시아에서 20년형은 국가반역죄에 해당하는 형벌이다. 현지 언론은 법원 판결을 분석해 보로비예프가 중국에 과학기술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보로비예프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변호인은 국가반역죄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법원 판결문에는 보로비예프가 중국과 매우 광범위하고 굳건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러시아 국경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려 했다고 명시했다.

    러시아에서는 명망 있는 과학자들이 중국에 국가기밀을 넘기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북극 과학 아카데미 회장 발레리 미트코(Valery Mitko)가 반역혐의로 기소된 후 가택연금됐다.

    전직 해군 대령 출신인 미트코 회장은 강의차 중국을 방문해 국가기밀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은 북극해 항로 개발 등 북극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스파이 사건들은 중공이 러시아에서 얼마나 활발히 첩보활동을 벌였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러시아가 중공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시사평론가 니콜리스키는 “러시아는 지금도 변함없이 중공을 위협으로 여긴다”며 “양국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양국 관계에서 잠재적 불신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많은 관측통과 기자들은 이제 5년 전처럼 러·중 관계를 낙관하지 않는다”며 “이제 많은 사람이 (양국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물밑 아래에 더 많다는 걸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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