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 ‘제로 코로나’ 정책 뒤에 숨은 거액의 이권 다툼

왕허
2022년 05월 6일 오전 10:54 업데이트: 2022년 05월 6일 오전 10:54

시진핑 당국의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인구 2500만 명의 거대 도시 상하이를 봉쇄함에 따라 코로나 자체보다 훨씬 심각한 2차 피해가 속출하는 데다 이를 둘러싸고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올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려면 덩샤오핑 시대 이후 유지돼온 ‘3연임 이상 금지’ 관례를 깨야 한다. 그리고 이 관례를 깰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카드는 정치적 성과일 것이다.

감염병 예방과 통제는 근본적으로 의학적 문제로, 감염병의 확산 상황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시진핑 당국은 정치 차원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채택했다. 서구보다 정치와 체제가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데 급급해 정책을 조정할 공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정책은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지만, 정적의 공격과 3연임의 압력에 직면한 그는 이 정책이 틀렸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진핑 반대 세력들로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야기한 문제점들이 시진핑을 공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 셈이다.

시진핑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여 수세에 몰린 것은 시진핑 자신의 경직된 사고 탓이지만 이 정책을 지지하는 전문가에 의해 오도된 것도 한 요인이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 체제의 근본적인 폐해는 ‘정치를 최우선’으로 할 뿐,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과학적으로 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시진핑 당국이 고집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의학적인 문제도 과학적인 문제도 아닌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 투쟁과 직결돼 있다. 이 정치 투쟁은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아마도 20차 당대회가 끝나야 정책 조정의 계기가 찾아올 것이다.

◇ ‘제로 코로나’ 정책 이면의 이익 쟁탈전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대적인 핵산검사 및 백신 접종과 관련된다. 핵산검사와 백신 접종 이면에는 권력 집단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누가 이 사업을 관장하고, 누가 어느 지역을 책임지는가에 따라 이익 분배가 달라진다. 이 사업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까지 연루될 만큼 거대한 이익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

지난 2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52분짜리 녹음 파일이 큰 화제가 됐다. 파일에는 미국 내 동양학 연구의 중심인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칭화대 특별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황완성(黃萬盛·72) 교수가 사적 모임에서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황 교수는 “모 그룹은 핵산검사만으로 6700억 위안(약 12조6000억원)을 벌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돈이 “최고 권력자들의 집사, 가족들에게 흘러간다”고도 했다.

앞서 리링(李玲) 베이징대 교수는 2020년 중국 방역에 따른 경제적 수익이 약 67조 위안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교수가 밝힌 모 그룹이 챙긴 이익은 이 금액의 1%에 불과하다.

우한(武漢) 당국이 2020년 5월 14일부터 열흘간 시민 전수 핵산검사를 시작했다. | STR/AFP via Getty Images

이로써 중국의 방역 정책이 권력 집단에 납치됐음을 알 수 있다. 권력 집단은 서로 더 많은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주임 위루밍(於魯明)이 실각하고, 중국 백신 생산업체 시노백(科興)의 정부사무센터 고급경리 차오샤오빈(曹曉彬)이 갑자기 ‘병’으로 사망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시진핑 당국이 2020년 이후 의료보건 분야의 반부패 강도를 확대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1월 12일, 중국 허난(河南)성 쉬창(許昌)시 공안국은 진위(金域)메디컬그룹의 정저우시(鄭州)시 임상검사센터장 장(張)모씨를 감염방지법을 어기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고의로 확산한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위 메디컬의 최고학술위원회 의장은 중국의 방역을 이끈 감염병 전문가인 중난산(鍾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맡고 있다. 또한 이 기업의 대주주 중 하나가 사모펀드 보위(博裕)캐피털인데, 이 캐피털의 실제 지배자는 장쩌민(江澤民) 전 공산당 총서기의 손자 장즈청(江志成)이다.

진위 메디컬은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4월 12일 중국정부조달망에 따르면, 광둥(廣東)의대 부속병원의 현장 핵산검사 서비스 프로젝트의 진단키트 입찰건(2500만 위안)에서 진위 메디컬이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 ‘제로 코로나’ 정책, 중앙정부-지방정부 간 모순 격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은 마오쩌둥 시대부터 이어온 중국 공산당 정권의 오랜 골칫거리다. 시진핑은 집권한 후, 권력을 끊임없이 중앙으로 집중하면서 ‘핵심’ 지위를 확립했지만, 중앙과 지방의 갈등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각급 정부의 책임·권리·이익에 대한 제도와 규정이 제대로 확립돼 있지 않아 주로 정치적으로 억누르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가장 두드러진 표현은 소극적인 저항인 ‘탕핑(躺平·손 놓고 드러눕기)주의’로 대응하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하반기 중앙정부가 ‘탄소배출 저감’을 강조하자 많은 지역에서는 일률적으로 전기 공급을 차단해 기업 생산은 물론 주민 생활까지 위협했다. 지방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겼고, 이 때문에 시진핑 당국도 골머리를 앓았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탄소 저감’ 정책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을 더욱 격화시켰다. 상하이시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12차례나 코로나가 재확산했지만 매번 확진 사례가 25건을 넘지 않아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는 전염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이 낮아 세계 많은 국가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다. 상하이 당국도 이 흐름에 따라 ‘바이러스와 공존’하기를 원했지만 끝내 중앙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켜가지 못했다.

상하이시는 여타 도시와는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장쩌민 파벌의 본거지라는 점이다. 리창(李強) 상하이시 당서기는 시진핑의 인맥이긴 하지만 관계가 탄탄하지 않다. 상하이 현지 관리들은 중앙에서 강압적으로 내려오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소극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의 대민 관리 수준이 중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매우 낮다. 그래서 상하이 시정부가 의도적으로 관민 간의 갈등을 조성하고 확대해 원성의 화살을 시진핑 당국으로 향하게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시진핑의 3연임, ‘제로 코로나’ 정책 성공 여부로 판가름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본질적인 의미는 정치가 첫째이고, 사회 안정이 둘째이고, 과학적 방역이 세 번째’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파벌 투쟁, 경제적 이익 쟁탈, 중앙-지방 간 모순 등은 모두 그 속에 얽혀있다. 올가을 20차 당대회에서 정치적 판세가 확정되기 전에는 시진핑 당국의 이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 투쟁도 코로나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 실상은 철저히 봉쇄돼 외부에서는 알 수 없지만 매우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쭌여우(吳尊友)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유행병학 수석전문가는 시진핑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 그런 그가 4월 19일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 브리핑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및 확산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고)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 전염성이 강해지고 병원성이 약해지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전염성과 병원성이 모두 강해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그래서 발생할 수도 있는 대규모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

그의 이 발언은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상황을 통제할 확신이 없어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향후 방역에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하늘에 떠넘기기 위해 포석을 까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그 이면의 권력 투쟁에 연루된 권력자들은 지금까지 중국 인민을 진정으로 걱정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실책으로 인한 재난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인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공산당 정권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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