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교육감 후보들에 中 ‘공자학원’ 대책 질의…1명만 회신”

남창희
2022년 05월 28일 오후 5:47 업데이트: 2022년 06월 2일 오후 3:31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 교육감 후보 대상 조사
강원도 유대균 후보만 회신 “실태파악 방안, 조치 검토”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중국 ‘공자학원’에 대한 교육감 후보자들의 견해를 조사했다. 총 50여 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만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 각 분야에 걸친 중국 공산당의 침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 교육 책임자들도 이 사안에 대해 심각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이하 공실본)는 27일 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에 대한 회신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경기도 등 전국 15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전체 후보 51명 가운데 공식 회신한 후보는 강원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유대균 후보, 단 1명이었다. 유 후보는 “실태 파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조치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 외에는 서울시 교육감선거 박선영 후보가 구두로 공자학원에 관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공실본 관계자는 밝혔다.

공자학원은 2004년 중국 정부가 ‘중국어 교육 및 외국과의 교류 협력’을 내세우며 전 세계에 설립해왔다. 중국 정부 고위층의 홍보와 자금 지원 등에 힘입어 2020년 말 기준 162개국 540여 개로 불어났다.

그러나 공자학원의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실체가 단순한 교육·교류협력 기관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해외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종의 스파이 기관이라는 게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각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조사해 내린 결론이다.

미국 정부는 2020년 8월 미국 내 공자학원을 “중국 공산당의 글로벌 영향력과 선전 수단의 일부”라며 ‘외국정부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서 2018년에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 사상 선전과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중”이라며 이 시설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중국 민주화 활동 감시 거점이라고 증언했다.

프랑스 국방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IRSEM)는 2021년 9월 발표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작전’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이 세계 각국의 언론·외교·경제·정치·교육·문화·싱크탱크에 침투하고 있다며 그 수단의 하나로 공자학원을 지목했다.

이와 함께 공자학원 퇴출 운동도 시작됐다. 미국, 캐나다,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덴마크 등의 국가에서 100여 개 이상 폐쇄됐다. 일본 정부도 자국 사립대 14곳에 설치된 공자학원을 전수조사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공실본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국립대학 6곳을 포함해 총 39개 공자학원이 운영 중이다. 공자학원이 스파이 기관이라는 비판에 대해 국내 대학 측은 ‘순수한 중국어 교육기관’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이번에 공실본이 시·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공자학원에 대한 질의서를 보낸 이유 중 하나다. 교육 책임자가 될지도 모를 각 후보에게 공자학원 관련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공자학원의 실체를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자학원이 설치된 학교에 자녀를 보내게 될 수도 있는 학부모와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도 있다. 공실본은 “6월 교육감 선거에서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한 중요 정보를 언론과 국민께 제공한다”며 이번 질의 배경을 밝혔다.

질의서는 ▲국내 공자학원 운영 현황 ▲세계적 공자학원 폐쇄 움직임 ▲공자학원 교육 내용 ▲교육감 후보의 국내 공자학원 실태 조사 의지 등 총 4개 문항을 통해 각 교육감 후보자에게 공자학원의 실태를 알리고 대응 의지를 확인했다.

공실본에 따르면 이번 질의에 대해 유 후보는 “공자학원(학당)의 현황과 성격에 대한 공실본의 분석과 평가를 경청하겠다”며 “현황에 대한 보다 객관적, 합리적 이해를 위해 향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또한 “공자학원(학당)에서 역사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현실에 대한 의도적 외면이 이뤄지고 있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올바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실본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공산당 스파이 기관’ 공자학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폐쇄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이 흐름에 역행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자학원(학당) 보유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공산당의 전략 기지 공자학원에 대한 교육감 후보들의 정확한 입장과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번 공개 질의를 계기로 모든 교육감 후보, 당선자들이 공자학원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책에 반영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에포크타임스는 공자학원의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질의서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추가적인 답변이 도착하면 이에 대해 계속 보도할 예정이다.

* 업데이트 : 보도 이후 2명의 교육감 후보가 ‘공실본’ 질의서에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한 내용은 후속 기사에서 소개했다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