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매사추세츠 마지막 공자학원 문닫는다…학교 측 “재계약 안해”

한동훈
2021년 3월 19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5일

중국어 교육을 내세워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공자학원의 미국 내 퇴출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터프츠(Tufts)대학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올해 9월 공자학원 측과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사추세츠에 남은 마지막 공자학원이 문을 닫게 된다.

터프츠대는 지난 2015년 공자학원 측과 계약을 맺고 비정규 강좌 성격으로 교내에 중국어 및 중국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베이징 사범대학과 교류도 시작했다.

대학 교무처는 이날 안내문을 내고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베이징 사범대와의 직접적인 교류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결정에는 인권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벌인 활동이 결실을 본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학에서는 작년 10월부터 미국 내 인권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공자학원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펼쳐왔다.

티베트, 위구르, 홍콩, 대만 출신 주민들과 중국 인권단체 등은 매주 토요일 캠퍼스에 모여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자학원의 문제점을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보스턴 티베트인 협회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터프츠대학과 매사추세츠 주의회 의원들, 연방의회 의원들, 정부 기관에 서한을 보내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이라는 점을 알렸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인들도 이들을 지지를 보냈다. 매사추세츠 주의회 에리카 위터호벤 하원의원은 지난 13일 현장을 찾아와 함께 공자학원 퇴출 집회에 참석해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응원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매사추세츠 보스턴대(UMass Boston)가 공자학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6년 이 학교에 설치된 공자학원은 1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어 터프츠대에서도 공자학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됐으나, 그해 10월 대학 측은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고 자체 조사를 벌인 뒤 “공자학원이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언론을 통제하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재계약을 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고, 학교 측이 공자학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전권을 갖도록 했다. 또한 공자학원과 중국인 직원들도 미국 법과 대학 학칙을 따르도록 하는 등 계약조건을 대폭 수정하는 조건이었다.

이같은 결정 뒤에는 공청회에서 공자학원이 직원 채용과정에서 ‘중국의 국익에 해가 되는 활동 가담 금지’, ‘파룬궁 등 불법 단체에 가입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했다는 증언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공자학원을 독일 괴테 어학원 같은 일반적인 언어 교육기관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자학원 운영기관인 국가한반은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기관이다.

공자학원이 스파이 기관이라는 논란이 일자, 중국 공산당을 국가한반을 해체하고 공자학원 운영을 민간단체에 위탁하기로 했으나 이 단체 주요 직원들이 국가한반 출신으로 구성돼 간판만 바꿔 달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는 2018년부터 공자학원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고조됐다. 이후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퇴출 활동에 미국 정부가 관심을 보이며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20년 8월 워싱턴에 있는 미국 내 공자학원 사령탑인 공자학원 미국센터를 외국정부대행기관으로 등록해 퇴출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외국정부대행기관 지정은 공자학원이 교육기관이 아니라 외국정부(중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기관이라는 의미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국립학자협회(NAS)의 레이첼 페터슨 연구책임자가 지난 2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시카고대학을 필두로 지금까지 폐쇄된 미국 공자학원은 64곳으로 집계됐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