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사람 모유에서도 첫 검출…伊 연구진

카타벨라 로버츠
2022년 10월 27일 오전 8:52 업데이트: 2022년 10월 27일 오후 12:03

사람 폐, 태반에 이어 모유에서도 검출
플라스틱 용기와 인과성은 확인 안 돼

사람의 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처음으로 검출돼 아기의 건강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출산 후 일주일이 경과한 건강한 여성 34명의 모유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26명(약 4분의 3)의 모유에서 2~1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논문 링크).

모유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PE) 38%, 폴리염화비닐(PVC) 21%, 폴리프로필렌(PP) 17% 등이었으며 나머지 24%는 ABS 등 다른 플라스틱 입자들이었다.

PE는 일용잡화나 음식물 포장재 등으로 사용되며, PVC는 바닥재나 시트, 파이프 등의 소재로 쓰인다. 플라스틱 병이나 식품 용기 등은 PP로 제조된다.

연구진은 2㎛ 미만 입자는 검출할 수 없어 더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를 가리키며, 1㎛ 이하 입자는 초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나 산업폐기물을 처리·분해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환경으로 방출된다. 하지만, 각질 제거제 같은 제품에는 의도적으로 첨가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실험대상자인 34명 여성의 음식과 음료 소비, 플라스틱 화합물이 포함된 개인 위생용품 사용도 조사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물의 섭취 등을 포함해 모유 내 미세플라스틱 검출과의 의미 있는 인과성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미세플라스틱의 보편적인 존재로 인해 인간에 노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20년 별도의 연구진이 인간의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폴리테크닉대학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외부 자극에 극도로 취약한 유아 집단에 영향을 미치기에 크게 우려된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모유 수유 중인 산모가 섭취하는 식품, 음료, 개인 위생용품에 함유됐을 수 있는 화학물질이 자손에 전달돼 잠재적으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이 대학 생명환경과학 분야 연구자 발렌티나 스테파노 박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단점을 고려하더라도 모유 수유의 이점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모유는 영유아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으며, 강한 치아의 토대를 형성하고 영유아돌연사증후군(SIDS) 위험을 줄이는 등의 장점이 알려져 있다.

스테파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아이의 모유 수유를 줄일 것이 아니라 국민의식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법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산부에게 플라스틱에 포장된 음식·음료,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화장품과 치약, 합성섬유 의복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고분자(폴리머) 화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 ‘폴리머스(Polymers)’에 실렸다.

아기 몸속에는 ‘성인의 10배 이상’ 미세플라스틱

작년 9월 미국화학학회(ACS) 출간물에는 유아의 체내에 성인의 최소 10배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논문 링크).

올해 4월에는 영국 헐요크 의대 연구진이 살아있는 인간의 폐에서 처음으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많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이었으며, 이전까지는 미세입자가 도달하기 어렵다고 여겨진 폐 하부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