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대규모 ‘군사 전환’ 돌입…대중 억지력 키운다

왕허
2022년 06월 29일 오후 7:59 업데이트: 2022년 06월 29일 오후 7:59

지난 10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과 대면 회담을 했다. 양국은 충돌을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대만 문제에서 서로 대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다음 날, 오스틴 장관은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이며,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이 위협적이고 침략적인 중국 정권에 대항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중국은 영토에 대해 더욱 위협적이고 침략적인 요구를 드러내고 있다”며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지만 미국은 미래의 침략을 저지하고 격퇴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에 호응하듯, 미군은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괌과 남태평양 지역에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2)’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2006년부터 격년으로 실시된다. 이번 훈련에는 2척의 항공모함(링컨함, 레이건함), 1척의 강습상륙함(트리폴리함), 제94 육군 항공 및 미사일 방어사령부가 동원됐다. 이 사령부는 미군의 태평양 지역 미사일 방어 지휘센터다. 한국에 배치된 사드 방어 시스템과 일본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휘 통제할 수 있다. 이 밖에 1만 3000여 명의 병력, 항공기 약 200대가 동원됐다.

지난번(2020년) 훈련 때 1척의 항공모함과 100여 대의 항공기만 동원됐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강력한 실전 대응력을 나타냈다.

이 같은 미군의 발언과 행동은 막강한 전력과 강한 전투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은 지난 수십 년간 한 번도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반면, 미군은 다양한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미군은 국제적인 판세, 군사력의 변화, 전쟁 형태의 흐름에 대응해 ‘군사 변환(Military Transformation)’을 멈추지 않았다.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혁신을 이어온 군대다. 최근 10년간은 중국을 주된 대상으로 삼아 군사 변환에 박차를 가해왔다.

미군의 군사 전환

냉전이 끝난 후, 미국의 국방 계획 중점은 소련의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는 것에서 지역적 분쟁에 대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9·11 사건은 미군의 목표를 테러주의로 향하게 했으며, 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켰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후반 테러 차단을 위한 군사 전환을 강조했다. 2008년 미 국방 전략 보고서는 테러와의 장기전, 국제 안보상황의 장기적인 변화, 러시아 등 강대국으로부터의 전쟁 위협 같은 전통적 위험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강대국과의 충돌에 대처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010년과 2014년의 국방 평가 보고서는 강대국이 미국의 접근을 방지하는 환경에서 강대국을 격파하는 것을 주된 군사 목표로 설정했다. 군사력의 초점을 2020년까지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하는 합동부대 건설에 맞췄다. 이 무렵 미국은 중국을 새로운 주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2012년 1월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21세기 미국 국방의 우선순위’라는 새로운 국방 전략 지침에 서명했다. 8쪽 분량의 이 지침에서는 중국과 관련한 지침이 세 가지나 실렸다.

이 지침에서는 “장기적으로 중국은 지역의 대국으로 출현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경제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 전략에 따라,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복귀 전략을 내세우면서 군사력의 무게 중심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겼다. 미군은 ‘두 개의 60%’라는 군사 배치 목표를 제시했는데, 2020년 전까지 미국 해군 함선의 60%, 해외 공군 전투기의 60%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배치한다는 목표였다. 이 목표는 기본적으로 2016년에 조기 달성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글로벌 전략과 안보 전략을 ‘국가 간 장기 전략 경쟁’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면 전환하면서 주요 상대국으로 중국을 명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국방 전략 보고서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모든 행동 공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누려 원하는 시간에 군대를 배치하고 원하는 지점에 병력을 집중해 원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오늘날에는 모든 행동 공간에서 경쟁에 직면하고 더욱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전쟁 환경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조셉 던포드 당시 합참의장은 “중국의 군사력은 미군의 글로벌 배치 능력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고 미군을 제1열도선에서 제지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미국의 최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주적으로 삼아 전방위적인 군사 변환을 계속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군사 변환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오바마 행정부의 군축정책을 폐지하고 군비와 군대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둘째, 9·11 테러 이후 도입된 ‘능력기반 국방기획(Capabilities-based Planning)’을 이전에 유지했던 ‘위협기반 국방기획(Threat-based Planning)’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 간의 장기 전략 경쟁’을 ‘중심적인 도전(central challenge)’으로 명시했다.

능력기반 국방기획은 어떠한 위협이 대두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구비하는 것을 강조한다. 위협기반 국방기획은 냉전시절 사용된 것으로 적의 강점과 약점, 의도를 평가하고 세밀한 시나리오를 개발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셋째, 국방 관리 체제의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넷째, 미래의 전쟁 형태를 내다보고 새로운 전쟁 방식을 개척했다. 여기에는 우주군 창설, 사이버군 강화, 지능화 조건 아래의 작전 방식 탐구 등이 포함된다.

다섯째, 전략적 방향에서 지정학적 군사 구도를 재편했다.

미군의 위기의식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력 차이는 매우 크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자국 군사력을 평가하는 태도는 매우 대조적이다.

중국은 군사력이 저평가되는 것을 우려하며 자화자찬을 해왔다. 반면 미군은 놀라울 정도로 위기의식을 유지해왔다.

미국 해군 연구소는 미 해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을 비교하며 “중국은 2025년 해군 작전 전력의 구조 전환을 달성할 것인데, 미 해군의 완전한 전환은 2045년에야 이뤄질 것”이라며 “20년 격차를 두고 어떻게 중국에 맞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사실, 해방군 해군이 아무리 빨리 발전해도 2025년을 기준으로 미국과 전력을 비교하면 15년 정도 뒤처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던진 의도는 ‘중국 위협론’을 내세워 국방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꼼수가 아니다. 미래를 전략적으로 내다보고 절대적인 우위와 완전한 승리를 보장하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중국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이 전쟁을 원한다면, 미국의 군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먼저, 강력한 전력을 확보해 공산주의 중국의 군사적 망상을 억누르고 억지력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미국은 손자병법을 철저히 연구했다. 강한 위기의식은 목표가 높고 뜻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1월 발표한 연례보고서 <중국 해군력 현대화 현황 보고서>(China Naval Modernization: Implications forUS/navy’에서 “중국 해군은 355척의 함선을 보유하여 최대 규모이며, 미국 해군이 전쟁 중 서태평양을 통제하는 데 위협이 됐다”며 “이는 미국 해군이 냉전 이후 처음으로 이런 위협에 직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도전하는 중국의 주된 요소 중 하나다. 미 국방부는 중국 해군 함선이 2025년까지 420척, 2030년까지 460척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SCIC) 등에 따르면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이러한 중국 해군의 도전에 맞서 미 해군은 냉전 시절 취역한 함선을 포함해 부대 구성을 평가하고, 넓은 바다에서의 작전 수행에 관한 연구에 힘을 쏟아왔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 두 가지 방안을 제기했다.

하나는 전함을 355척까지 늘리는 것이다. 2018년 국방기획에 정식 채택됐고 2019년 시행에 들어갔다. 2020년 9월에는 추가 방안이 나왔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 2045년까지 함선 500척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약 200여 척의 무인 함선을 확보한다는 내용도 처음으로 들어갔다.

작년 6월 미 국방부는 ‘2022년 회계연도 30개년 해군 함선 건조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 앞선 두 함선 건조 계획을 절충하고 국가안보 전략의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국민·경제·국방·국내 민주주의를 포함한 미국의 힘의 근원 옹호 및 육성 △적대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 격파 △강력한 민주적 동맹, 파트너십, 다자간 기구·규칙에 따른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국제시스템 주도와 유지 등이다.

올해 2월 미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웨스트 2022> 콘퍼런스에서 마이클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은 새로운 미 해군의 새로운 미래 형태를 제시했다.

미 해군은 앞으로 약 363척의 유인 함선과 150척의 무인 함선을 포함한 513척으로 구성된다. 이는 ‘2022년 회계연도 30개년 해군 함선 건조 계획’과 거의 일치한다.

363척의 유인 함선은 12척의 핵추진 항공모함, 60척의 구축함, 50척의 호위함, 9척의 강습상륙함, 20척의 대형 상륙수송선거함, 30척의 소형 상륙수송선거함, 100척의 지원함으로 구성된다. 또한 70척의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포함된다.

결론

미국은 공산주의 중국을 주요 상대로 간주하고 군사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는 군대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의회에서도 중국에 맞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2022년 회계연도 국방 예산은 7529억 달러(978조원)였지만, 의회는 이를 약 300억 달러 증가한 7820억 달러(1015조원)로 늘렸다.

올해 3월 제출한 2023년 회계연도 국방 예산은 사상 최초로 8천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방예산이 4% 늘어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2020년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안>에 ‘태평양 억지 계획’ 조항을 신설해 22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충분한 전략적 자원과 군사력을 확보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2022년 <국방수권법안>에서는 이 예산이 71억 달러로 대폭 늘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것보다 21억 달러 늘어난 규모다. 중국에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한 의원들의 인식을 반영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에 유화정책을 펴왔지만, 이제는 군사 거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야욕에 대한 가장 강한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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