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션윈 공연, 한국서 지난 17년간 끊임없이 중국 방해 받아

셴홍
2023년 06월 15일 오후 11:4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5

미국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한국 내정 간섭과 문화 주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뉴욕에 기반을 둔 세계 최고의 중국 고전무용단으로, 2006년 창단 이래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션윈은 인류의 보편적 언어인 음악과 무용을 통해 ‘5천 년 중국 문명의 부활’을 추구하며 관객들에게 ‘공산주의 이전 중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올해도 션윈 월드 투어를 통해 동일 규모의 8개 예술단이 5개 대륙 20여 개국 180여 개 도시에서 75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션윈은 지난 17년 동안 한국에서 공연장을 대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2023년 공연에서도 서울 국립극장, 부산 소향씨어터,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 등 3곳의 공연장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지방자치단체 운영 극장이 대관을 거부했다. 거부 이유는 중국이 퍼뜨린 션윈에 대한 허위 비방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다.

베이징의 방해

중국 공산당은 중국 전통문화를 부활하려는 션윈의 사명을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간주하고 션윈 월드투어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왔다.

특히 한국에서 션윈 공연을 막으려는 중국의 방해 공작은 더욱 극심한 실정이다.

그간 한국 주요 공연장에서는 션윈 공연 대관 계약 후 공연을 앞두고 뚜렷한 이유 없이 대관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관 계약 체결 후 공연 임박해서 공연장 측이 갑자기 대관을 취소하는 바람에 법원의 판결을 받고서야 겨우 공연이 가능했던 사례도 여러 번 있었다.

2016년 서울 KBS홀은 션윈 공연 대관 계약 후 중국 대사관의 공문을 받자 대관 계약을 취소했고, 션윈 한국 주최사는 공연장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방법원은션윈 공연을 방해하지 말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중국 대사관은 KBS 측에 다시 공문을 발송해 명예훼손과 협박을 가했다. KBS는 중국대사관이 보낸 공문을 제출하며 법원 결정에 불복하고 가처분 이의를 했다. 법원은 기존 결정을 번복해 결국 그해 KBS 공연은 무산됐다.

KBS 홀은 한국 최대 국영 방송사인 한국방송공사에 소속된 정부 소유의 공연장으로, 중국 국영 방송사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S 측은 공연을 앞두고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션윈 공연을 하지 말라는 공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당시 션윈 티켓이 이미 수천 장 판매된 상황이었지만, 며칠 후 법원은 판결을 번복하고 4회로 예정된 션윈 공연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는 중국의 암묵적인 금전적 협박도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 공연장의 소유주인 국영 방송사 KBS가 현재 중국에서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션윈 공연을 취소할 경우 공연장 측은 주최사의 손실만 보상하면 되지만, 만일 공연을 강행해 중국 공산당이 보복 조치로 KBS의 중국 내 콘텐츠 송출권을 취소한다면 KBS는 800만 달러(약 1천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게 판결의 논리였다.

미 국무부 보고서, 중국의 외압 강조

미국 국무부가 발간한 ‘2020 국제종교자유보고서’는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장을 대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정권의 압력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여러 사례를 언급했다.

미국의 연례 보고서인 국제종교자유보고서는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단체, 종교 교단 및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관습을 침해하는 각국 정부 정책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한국의 션윈 공연 주관사인 한국파룬따파학회(이하 학회)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과 총영사관은 지난 17년 동안 대형 공연장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에 전화, 편지, 직접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션윈 공연 대관을 불허하거나 기존 대관 계약을 취소하도록 강요했다.

학회는 한국 지방정부가 더는 중국 정권의 한국 내정 간섭과 문화 주권 침해에 침묵하거나 협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파룬따파(法輪大法)로도 알려진 파룬궁(法輪功)은 진(眞)·선(善)·인(忍)의 원칙에 따라 신체를 연마하고  심성을 닦는 고대 중국의 심신수련법이다. 중국 공식 기록에 따르면 파룬궁은 1990년대 중국에서 건강 증진 효과가 알려지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며, 10년 만에 약 7천만~1억 명이 수련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러한 인기를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 중국 공산당은 1999년부터 박해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23년 동안 수백만 명의 수련자가 구금되고 노동 교화, 고문 및 기타 학대로 사망했지만, 정확한 사망자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국가 소유의 서울 국립공연장에서 션윈을 공연할 수 있게 된 것은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 나타난 무척 고무적인 변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두 정상은 양국 간 문화 교류 강화를 약속했고, 이에 따라 오랫동안 중국의 간섭에 굴복해 온 한국 공연계가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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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n Yun Faces Unrelenting Interference From Beijing in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