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자” 온두라스 불법 이민자 몰린 과테말라 몸살

박민주
2021년 1월 18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8일

캐러밴, 국경수비대 몸싸움으로 밀치고 월경
과테말라 “바이러스 검사도 없이…주권 침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소식 이후 미국으로 진입하려는 불법 이민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중미 국가 과테말라의 알레한드로 히아마테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온두라스 정부에 “주민의 대규모 이탈을 통제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멕시코 남쪽에 위치한 과테말라는 동쪽으로 온두라스와 접하고 있다. 온두라스를 떠나려는 이민자들은 과테말라를 거쳐 멕시코로 진입, 최종적으로 미국 남부 국경선을 넘는 것이 목표다.

과테말라 이민국 대변인은 16일 CNN과 인터뷰에서 전날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불법 이민자들이 7천~8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들은 과테말라에서 요구하는 중국 공산당(중공) 바이러스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고 과테말라 영토 진입을 시도해 국경 수비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민국 대변인은 이를 “국가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중미 지역이 보건 비상사태를 맞은 상황에서 과테말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온두라스 측에 촉구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의 행렬을 캐러밴(Caravan)으로 부른다.

지난 1월 16일(현지시각) 미국으로 향하는 온두라스 난민 행렬인 캐러밴의 일부가 과테말라 카모탄의 한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전날 최소 3천 명의 캐러밴이 과테말라 국경수비 경찰 병력을 돌파해 과테말라 영토로 불법 진입했다. | JOHAN ORDONEZ/AFP via Getty Images

멕시코는 이들이 멕시코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천 명의 방위군과 출입국 관리 요원을 남쪽 국경에 배치하고 훈련시키고 있다.

과테말라는 상대적으로 이들의 진입에 취약하다.

지난 15일에는 온두라스 캐러밴 3천여 명이 과테말라 국경수비 경찰 병력 수십 명을 밀치고 월경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SNS에서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하며 널리 퍼졌다.

영상에서는 캐러밴은 수비벽이 무너져 당황하는 경찰들을 뒤로하고 과테말라 내부로 물밀듯 들어갔다. 이들이 휩쓸듯 지나간 자리에는 서두르다 넘어지며 흘린 소지품이 어지럽게 남았다.

과테말라 당국은 15일 전까지만 온두라스 캐러밴의 일부만을 체포해 송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과테말라 당국은 고속도로 12개 지점에 통제구역을 설치해 온두라스 주민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캐러밴 폭증 사태는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억제책을 뒤집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남부 국경장벽 설치를 포함해 불법 이민 퇴치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정부와 불법 이민자 억제를 위한 합의를 체결했고 이에 따라 멕시코와 과테말라에서는 불법 이민 캐러밴을 여러 차례 돌려보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 같은 트럼프의 정책을 “비인간적”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민자 보호 프로토콜(MPP)’ 등을 포함해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MPP는 이민자들이 이민국 심사 대기 기간 동안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이다. 불법 이민자의 90%를 차단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 구글맵

바이든은 또한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불법 이민자들이 시민권(투표권)을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립된 이민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또한 중미 트라이앵글 3개국(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 망명 협정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은 불법 이민을 감소시킨 것으로 여겨진다.

미 국경세관보호국(CBP)은 이 같은 바이든의 이민 완화 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마크 모건 CBP 국장 대행은 “절대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 남부 국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도주의적 합의를 취소하면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가 ‘물결’을 이루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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